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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인재" 기업이 직접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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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인재" 기업이 직접 키운다

입력
200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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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SOC연구소의 강정선(39) 책임연구원은 24일 대학원 졸업 12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는 기쁨을 맛봤다. 1992년 석사과정을 마치고 삼성에 입사했던 그가 뒤늦게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사내대학 덕분이었다.강씨는 교육부의 정규대학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 공과대학이 배출한 '박사 1호'. 휴대폰에 사용되는 기반 기술인 비디오 코덱에 관한 연구로 학위를 받은 그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정상에 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맞춤형 인재'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업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대학을 운영하거나 사내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설치하는 등 각종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인재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내 교육프로그램 활성화

분야별로 수십 개의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문가를 길러내기 위해 삼성전자 공과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로부터 정규대학 승인을 받은 국내 유일의 사내 대학이다.

전문학사 과정과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교육비는 전액 회사 부담. 강의는 500여명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박사급 인력들과 성균관대 교수들이 나눠서 맡는다. 교수와 학생간 일대일 지도체제를 갖출 만큼 최고급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LG도 재무전문가 양성을 위해 10년째 사내 경리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세대, 미 보스턴대 등과 연계해 4개의 각종 사내 MBA 과정도 설치했다. 특히 LG전자와 LG CNS는 과학기술부가 공인한 사내대학원까지 설치했다.

현대자동차도 마케팅, 기술 등 6개 분야에서 글로벌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연세대, KAIST 경영대학원 등과 연계해 사내 MBA 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포스데이터도 정보기술(IT)전문가 육성을 위해 사내 대학원을 설치했다.

맞춤형 인재 육성

기업들이 이처럼 사내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첨단 분야의 실무에 밝은 이른바 '맞춤형 인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론 위주의 현 대학교육으로는 현장에서 곧바로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재를 기대할 수 없어 기업들이 직접 양성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업의 강도도 정규대학 뺨칠 만큼 높다는 평가. 삼성공과대학의 전문학사의 경우 3년 과정에 들어가자마자 첫 1년 동안은 연수원에서 합숙하며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해야 한다. 물론 급여는 그대로 나온다.

삼성전자 공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는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기술 인력 배출로 삼성전자의 초일류 기업 구현은 물론 국가경쟁력에도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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