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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 제자들 "우리 선생님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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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학 제자들 "우리 선생님 살려주세요"

입력
200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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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같이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해 평생 봉사하신 선생님이 건강을 되찾아 하루 빨리 일어나셔야할 텐테…."1970∼80년대 주경야독으로 사회에 진출한 야학 졸업생들이 시한부 삶을 사는 은사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대구 동구 용계동에 있는 야학 '신일나눔학교' 졸업생 400여명은 방광암 말기인 은사 김창묵(53·용계동·사진)씨를 돕기 위해 치료비를 모아 전달하는가 하면 번갈아 가며 간호도 하고 있다.

김씨는 대학 재학 중이던 72년 야학 '청년교실'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30여년 동안 사재를 털어가며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가르쳤다. 덕분에 443명이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김씨는 가세가 기울자 교사진과 학교 자리, 학교명을 수 차례 바꿨지만 자신만은 끝까지 남아 불우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그러나 김씨는 월세 15만원짜리 방을 전전하며 칠순 노모, 대학생 아들과 힘겨운 생활을 해야 했다. 병마를 이기지 못한 김씨는 결국 지난해 8월 31회 졸업생 배출을 끝으로 야학을 폐교했다.

대구 수성구청 공무원인 안종수(45·7급)씨는 "제자들이 힘을 모아 반드시 선생님을 살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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