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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무상… 시작도 끝도 난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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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무상… 시작도 끝도 난 가수"

입력
200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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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훌쩍 사반세기(四半世紀)가 흘렀군요. 그야말로 '가는 세월'이에요. 시작이 가수였으니 끝도 가수로 마치겠습니다. 첫 복귀 무대가 처음 가수활동을 시작했던 통기타 무대여서 더욱 마음이 설레는군요. 앞으로 다양한 사랑노래를 부르고 싶어요."'가는 세월'의 서유석(59)이 25년 만에 통기타 무대에 오른다. 포크가수로 시작해 교통방송 진행자, 사업가, 한때 정치인으로까지 변신을 거듭하다 작년에 '고향'으로 복귀를 선언한 그가 드디어 이 달 말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구수한 목소리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왕년의 인기가수 서유석. 1970년대 시절을 자세히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그가 김민기, 한대수와 더불어 3대 저항 포크가수였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으리라.

군사정권 시대 삐딱한 비판적 노래를 불러 금지의 족쇄를 차고 공연 활동까지 제약을 받았다. '철날 때도 됐지' '세상은 요지경' 등 초창기 포크 송은 비뚤어진 세상에 대한 비판 정신의 발로였다. 그래서 서유석은 '한국의 밥 딜런'으로 불리며 젊은 층의 절대적 추앙을 받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가는 세월' '그림자' 등 히트곡보다는 그 시절 금지되어 부를 수 없었던 '담배' 등 초기의 포크곡들을 많이 들려줄 생각입니다. 저항적 포크와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가 오가는 자리가 되면 좋겠어요."

서유석은 신중현과 함께 '선녀' '나는 너를'과 같은 곡을 통해 '록과 포크의 결합'이라는 실험적인 음악의 성과를 끌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노래 '타박네' '진주 난봉가' 같은 곡은 한국적 가락과 포크적 서정을 조화시킨 명곡으로 남아있다.

서유석의 가수 복귀는 그래서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의 가수 생활로 따지자면 25년만이요, 1970년 서울YWCA 청개구리홀 개관 공연부터 따지자면 34년 만에 한국 포크 음악의 산 증인이 무대에 서는 것이다.

27일 금요일 오후 8시 청개구리홀에서 열리는 그의 복귀 공연은 24년 전통의 전북대 포크 동아리 '노모스'가 게스트로 참여해 포크계의 신-구가 함께 하는 훈훈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공연은 이날 단 한차례 뿐이다. 한국 포크음악의 '성지' 청개구리홀은 지난해 7월이래 매달 의미 깊은 포크 가수들의 공연을 계속해 왔다. 문의 (02)2231-7279

/글·사진 최규성기자 ks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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