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정기 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이수영(사진) 동양제철화학 회장은 선임 직후 "과거 방식의 노사관계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이 회장은 경총 회장직이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과 상대를 해야 하는 '어렵고 힘든' 자리라는 점을 의식, "상당히 어깨가 무겁고, 외로운 자리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기업도 살고, 근로자도 같이 사는 모델을 구축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계속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일부 초일류 기업들만 잘 될 뿐, 막상 지방공단에 가보면 기업들의 중국으로의 엑서더스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현재 임금 수준으로는 도저히 회사를 운영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나서야 하는데, 노사관계가 현재 수준에 머물러서는 기업들의 중국진출이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참여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관련, "정부가 창업가 정신을 키워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은 신선하며 바람직하다"면서도 "기업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재생산·재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데도, 각종 규제 등 저해요인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회장직 수락 동기와 관련, 이 회장은 "김창성 전 회장이 자꾸 목을 조이면서 '당신 밖에 없다'고 설득했고, 이 과정에서 지인들까지 동원했다"며 "경총 회장이라는 자리가 이렇게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자리인줄 미처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사임한 김 전 회장도 "이 회장보다 더 좋은 사람이 없다는 판단에서 8개월여 동안 꾸준히 설득해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동안 경총 회장직은 재계 단체장중에서도 가장 힘든 자리로 인식되면서 김 전 회장은 후임을 찾지 못해 7년, 이동찬 전 회장은 15년 동안 회장직을 맡아왔다.
한편 이날 상근부회장으로 승진한 경총 김영배 전무는 4월 총선과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난 4년간 비시장적, 친노동계적 입법안 발의 실적을 평가, 3월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민주노동당 등 노동계 후보 2∼3명 정도의 원내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국회 환노위 등에서 경영계 입지가 약화할 수 있는 만큼, 총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