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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무도 안하는 에너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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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무도 안하는 에너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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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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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계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외화를 소비재에 낭비하고 있을 때 외국에서 우리에게 한 말이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는 비아냥이었다. 그 결과로 금융위기를 맞았고 국가경제는 붕괴되었다. 아직도 우리는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만 달러 소득에서 방황하고 있다.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에너지 값이 폭등하면서 철판이나 화학원료 등 원자재 값이 같이 뛰고 있다. 수출을 경제 발전의 초석으로 삼고 있는 우리로서는 원 강세와 더불어 수출의 3대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에너지 값이 급등하면 필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애써 수출해서 벌어들인 외화를 에너지 구입에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다.

최근 중국과 인도라는 초대형 국가가 고도 성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고 특히 장기 저장시설 건설에 주목하고 있다. 석유를 비롯한 세계 에너지 생산량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만일 이 두 초대형 국가가 막대한 에너지를 추가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세계적으로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에너지 값 폭등이 유발된다. 그리고 그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고 에너지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도 벌써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아무도 이런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 현상에 대해서 심각한 경고를 주거나 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원자력, 석탄, 풍력, 수력과 같은 국가 기간 에너지산업은 환경오염산업으로 지목되어 국가 발전의 걸림돌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조직에서 배척되고 있다. 이공계 기피 현상보다 더 심각한 에너지산업 기피 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 전북 부안의 혼란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어렵게 살 때 쓸 수 있었던 에너지원은 산에 있는 나무와 질 나쁜 석탄뿐이었다. 그 결과 나무가 사라진 민둥산은 홍수를 불러왔고 구공탄으로 공기는 더러워지고 매일 수백 명이 가스중독으로 생명을 잃었다. 전력 부족으로 경제개발은 힘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문제가 정상화되기 시작한 것은 1978년 원자력 발전 시설이 들어서면서 전력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난 이후로 볼 수 있다. 산에 있는 나무는 법으로 보호해 푸르름을 찾았고 수입 석탄으로 검게 변한 바다도 회복되었다. 원자력 발전은 연료를 수년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 효과도 있다. 그래서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나거나 외화 부족으로 석유를 수입할 수 없을 때도 전력을 많이 생산해서 산업 위축과 경제 침체를 막았다.

지금 우리는 예전의 어려움을 망각하고 있다. 선진국들마저 2010년이나 가야 전체 에너지 소비의 10% 이하를 감당할 것으로 예측하는 대체에너지를 과도하게 숭배하고 있고 효과 면에서 제한적인 에너지 절약을 과신하고 있다. 그리고 2030년 미래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논의되는 수소에너지, 핵융합에너지,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은 에너지산업 기피증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국민소득 3만 달러쯤 되는 나라들이 하고 있는 환경축제에 너무 깊이 빠져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에너지 생산 부족으로 국가경제가 추락할 수도 있는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국가 원로와 전문가들이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선지자적인 경고를 해야 할 시점이다.

신 재 인 한국핵융합 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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