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빠른 플레이를 전개한 것이 주효했다."한국전력이 24일 대전에서 열린 배구 KT&G V―투어 2004 5차 대회 남자부 경기에서 주포 이병희(33)의 신들린 플레이를 앞세워 김기성이 분전한 상무를 3―1로 꺾고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이로써 1승1패가 된 한전은 이번 대회 4강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한마디로 실업 9년차 이병희의 날이었다. 190㎝로 왼쪽 공격수로는 비교적 단신이면서 이미 서른을 훌쩍 넘겼지만,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매서운 고공 강타를 상대 코트에 꽂아 무려 32점을 신고했다. 생애 한 경기 최다 득점.
한전은 1세트 초반부터 심연섭(34) 김철수(35) 등 30대 노장들이 블로킹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고, 김철수의 속공과 심연섭의 강타로 25―17로 가볍게 승리했다. 한전은 2세트에서 전열을 정비한 상무의 반격에 고전하다 23―23의 상황에서 상대 박석윤의 오픈 강타와 홍석민의 블로킹을 허용해 23―25로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3세트는 이병희의 독무대였다. 2세트에서 이미 7점을 올린 이병희는 3세트에서도 혼자 13점을 뽑아냈다. 이병희의 활약으로 앞서가던 한전은 23―22의 상황에서 김철수가 블로킹과 속공으로 두 점을 내리 따내 세트를 가져왔다.
한전은 4세트 들어 잦은 실수로 초반에 5―7로 뒤졌으나 이병희가 또 다시 흐름을 반전시켰다. 17―18로 뒤지던 상황에서 이병희는 뒤쪽에서 어렵게 올라온 볼을 득점으로 연결, 18―18 동점을 만들어내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전은 26―26의 듀스에서 신예 이병주가 연속 2득점을 올려 28―26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대전=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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