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는 노무현 정부의 증시 성적표는 역대 다른 정부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2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노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2월2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592.25에서 877.49로 48.16%가 상승했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1년 간의 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노태우 대통령 때 39.86%, 김영삼 대통령 때 40.29% 보다 높은 것이다. 외환위기 여파 속에서 취임한 김대중 대통령 때는 3.34%가 하락했다.
노 대통령 취임 1년간 상장 종목은 858개로 0.6%가 감소했지만, 전체 시가총액은 385조9,935억원으로 58.8%가, 고객 예탁금은 9조4,752억원으로 15.6%가 각각 증가했다.
외국인은 지난 1년간 19조3,30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11조5,981억원, 개인은 8조3,14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상장사 주식 보유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35.7%에서 42.7%로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서는 등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했다.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지난해 이래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현대엘리베이터로 1,050.44% 폭등했고, 오양수산(563.91%), 대한해운(471.96%), 대우인터내셔널(310.41%), 녹십자상아(304.8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주가 하락률은 유동성 위기를 맞은 LG카드(94.78%), 대유디엠씨(77.26%), 고제(71.76%) 등의 순으로 컸다.
시가총액 1위와 2위 자리는 각각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유지했으나 KT는 3위에서 6위로 밀려났고 대신 국민은행은 4위에서 3위로, 포스코는 6위에서 4위로 각각 올라섰다.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201조252억원으로 72.2%가 증가하며 시장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77.1%가 늘어난 113조9,139억원으로 증시 비중이 29.5%로 3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노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SK네트웍스의 분식 회계 파문 등으로 종합주가지수가 515.24까지 하락했으나 이라크 전쟁이 끝난 5월 이후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와 수출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지수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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