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떠오르지 않는 가운데 최근 환율 불안과 이에 따른 외국인의 관망세 등으로 국내 증시에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정이 지수의 급등락이 없는 '기간조정'에 그칠 것이며, 추세 하락보다는 재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외인 매수세 멈칫
23일 증시에서 국내 증시의 최대 매수세력인 외국인이 7거래일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매도 규모는 약 960억원. 선물에서는 1,700계약 이상의 정상적인 순매수를 기록했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서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증시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 매도를 조정 진입의 조짐으로 보고 있다. 우선 외국인 매수세가 그럭저럭 유지된다고 해도 전반적인 추가 지수 상승의 모멘텀이 약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여기에 국내 정보기술(IT)주 등락에 선행하는 미국 나스닥지수가 IT서비스와 전자부품 반도체 등에서 2월 들어 큰 폭의 조정 양상을 나타내면서 국내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지속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신중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그동안 외국인 매수세의 토대였던 달러 약세가 흔들리면서 외국인 매수 추세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 일변도의 추세에 변화가 나타난 점은 국내 및 아시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아시아 유동성장세를 견인했던 국제투자자금의 미국 이탈현상이 줄어들며 상대적으로 아시아권 유입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와 환율간의 관계는 아주 미묘하다"며 "향후 달러 약세 추세 지속에 대한 확신이 되살아 나면 환차익을 겨냥해 오히려 더욱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수 재상승할 것"
기간조정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이번 조정 후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지수가 800선 후반에 접어든 후 상승 탄력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매물 소화 과정이 순탄한 것 등을 감안할 때 중기 고점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 기간 조정 후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도 "외국인 매수세의 변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아직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이고 뚜렷한 악재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의 중기적인 추가 상승 가능성에 공감한다"며 "현재 조정은 새로운 모멘텀을 기다리는 조정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만 조정기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IT종목에서 금융주 등 중소형 우량주로 이동하는 것 등을 감안해 경기민감 주도주 보다는 금융주 등 경기방어적 성격의 저평가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권하고 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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