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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밀고 계산대 지나면 "계산 끝"/USN시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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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밀고 계산대 지나면 "계산 끝"/USN시대 멀지 않았다

입력
200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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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할인점에서 쇼핑 카트에 물건을 잔뜩 싣고 계산대를 그대로 빠져 나온다.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면 구입 물품 비용이 자동 결제돼 영수증이 전송된다. 냉장고 안의 우유는 유통기한이 언제인지 수시로 전달돼 게으른 주부도 음식물 썩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꿈의 'u―센서네트워크'(USN·Ubiquitous Sensor Network) 시대가 머지 않아 열릴 전망이다.정보통신부는 23일 모든 사물에 전자태그(RFID)를 붙여 정보를 감지하고 이를 네트워크에 연결해 실시간 관리하는 USN 기본계획을 확정, 올해 기술개발과 시범서비스 등에 138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유통혁명의 핵 전자태그

유비쿼터스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라틴어다. 정보통신 관점에서는 온라인 네트워크 상에 있으면서 서비스를 받는 환경을 뜻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게 전자태그다. 전자태그는 각종 사물의 정보를 담은 전자꼬리표. 사물은 물론 동·식물에 부착하면 탄생(생산)부터 성장(유통)과정, 현재 상태 등 '내가 누구다'라는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깨알만한 크기에 칩과 안테나가 달린 전자태그는 기존 바코드의 한계를 극복했다. 빛으로 인식하는 바코드는 사람이 직접 스캐너를 들고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값은 저렴하지만 다량의 물품처리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실시간 정보파악이 불가능하다.

반면 전자태그는 전파로 감지해 거리의 제한이 없다. 사물이 차량으로 이동중이든, 창고에 보관중이든 먼 거리에서도 정보를 무제한 확인할 수 있다. 또 네트워크를 통해 물품관리센터로 전송하면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전자태그는 국내에서 걸음마 단계지만 미국과 일본 등에선 할인점과 의류업체, 주유소 등에서 시범 서비스되고 있다. 미국의 월 마트는 USN을 갖추면 연 84억달러의 비용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향후 30억달러를 투자, 2005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USN의 세계 시장은 2005년 72억달러에서 2010년엔 768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생활전반 혁명적 변화

USN 시대에는 조류독감이 발생해도 지금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된다. 닭이나 소 돼지 등에 전자태그를 붙이면 병에 감염돼도 초기에 감지, 유통경로는 물론 이를 먹은 가정까지 바로 추적해 적절히 응급 처치할 수 있다. 또 자동차는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가 됐는지, 타이어의 바람은 적정한지 등을 스스로 체크해 운전자에게 알려줘 사고를 예방한다. 한강 다리에 전자태그를 붙이면 균열과 진동은 물론 겨울철에 뿌린 염화칼슘이 철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손바닥 보듯 점검할 수 있다.

문제는 대중화하기엔 아직 전자태그의 값이 비싸다는 점. 바코드처럼 개당 10원 수준은 돼야 일반 상품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게 정통부의 설명이다.

정통부는 이에 따라 2010년 관련 칩의 개발을 목표로 1차적으로 2007년까지 1,06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칩 가격이 내년께 개당 60원대로 떨어지면 유통업계에서 실용화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시장성 미비 등을 이유로 검토단계에 머물고 있어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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