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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위해 강해지는 순수남 됐어요"/MBC "사랑한다 말해줘" 김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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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위해 강해지는 순수남 됐어요"/MBC "사랑한다 말해줘" 김래원

입력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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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에게는 마음을 줬지만 다른 한 여자에게는 몸을 줘요." 김래원(23)의 설명대로라면 25일(수) 시작하는 MBC 수목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서 그가 맡은 역 병수는 문제가 많은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며 순수한 사랑을 키워온 영채(윤소이)와 자신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쏟아붓는 요녀 이나(염정아) 사이에서 병수는 자칫하면 줏대 없고 나약한 인물로 그려질 수도 있다."초반 촬영 때는 이해를 못했죠. 저도 처음에는 병수가 약하고 여린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순수하지만 무척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출을 맡은 오종록 PD는 감을 잡지 못하는 김래원에게 "이 상황은 병수가 자살할 수도 있는 극한 상황이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견디고 있는 거다"라는 말로 병수의 상태를 설명하기도 했다.

병수는 이나의 계략으로 영채를 잃고 이나와 결혼까지 한다. 하지만 결혼 첫날 모든 것이 이나의 작전임을 알게 된다. 엇갈린 사랑. 하지만 여느 통속적인 드라마와 다른 것은 병수라는 인물의 독특함 때문이다. "비현실적으로 순수한 인물이에요. 자신의 고통은 모르고 남의 아픔을 동정하는…. 삼각관계 속에서도 병수는 두 여자가 겪을 아픔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해 갈수록 강인해집니다."

'옥탑방 고양이'(MBC)는 데뷔 이후 7년여 동안 김래원의 이름 앞에 붙던 '예비 스타'라는 수식어를 떼게 해줬다. 그는 이제 스타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이미지는 발랄하고 철없는 모습으로 굳어지는 듯 했다. 이후 출연한 영화 'ing'나 '어린신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요즘은 연기할 때 어깨에 힘이 많이 빠졌다고 할까요? 가끔 예전에 출연한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더 잘 할 수 있었는데'라고 반성해요. 그런데 '옥탑방 고양이'는 지금 봐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그에게 '사랑한다 말해줘'는 큰 베팅이다. 청춘 연기자로 남느냐 연기자로 인정 받느냐, 그는 기로에 섰다. "오랜만에 진지한 역을 맡았는데 연기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실제 그는 진지하고 예민한 성격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약 3초간의 간격을 두고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말하는 그는 나이보다 10살은 더 먹은 느낌이다. 20대 초반인 이 남자의 취미가 낚시인 것도 의외다.

연기를 할 때 그는 더 깊이 배역 속에 자신을 꾹꾹 눌러 담아 드라마 속 인물처럼 살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요즘은 순수한 병수와 비슷해지기 위해 좋아하는 술도 끊었다.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김래원은 없어요. 다만 더 깊이 드라마 속 병수에게 빨려 들어가 그와 비슷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김래원이 있을 뿐입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 오종록 PD

'사랑한다 말해줘'는 '피아노'(SBS)의 오종록 PD와 작가 김규완 콤비가 다시 만난 작품이다. 오PD는 이 드라마를 5년 전부터 기획해 왔다고 한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로 스크린으로 잠시 눈을 돌리기도 했던 그는 브라운관으로 돌아와 '순수한 사랑'이라는 영구불멸한 주제를 다룬다.

그는 "4명의 남녀가 엇갈린 사랑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과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 내용"이라며 "성장소설 같은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진지한 주제지만 오PD 특유의 웃기면서도 울리는, 진지하면서도 엉뚱한 분위기가 될 듯하다.

"드라마를 통해 사랑 이야기를 하지만, 사랑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을 증오한다"는 그는 "순수하고 강한 사랑을 그려내겠다"고 말한다.

그는 신인을 알아보는 탁월한 능력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도 윤소이와 김성수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둘은 지난해 9월부터 "처절할 정도로 신인을 연습시킨다"는 오PD의 맹훈련을 받았다.

"시청률도 무시할 수 없지만. 너무 연연하면 작품 만드는 내내 발가벗고 사람들 사이에서 뛰어다니는 불편한 느낌"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은 오PD는 " '피아노'의 뒤를 잇는 격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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