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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이현일 세계 랭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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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이현일 세계 랭킹 1위

입력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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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남자단식의 희망 이현일(24·김천시청)이 국내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복식 명가' 한국 배드민턴이 지금까지 여자단식과 남자복식, 혼합복식 등에서는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남자단식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현일은 20일 국제배드민턴연맹이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3,168.58점으로 2위 린단(중국·3,096점), 3위 첸홍(중국·2,952.97점)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혼합복식의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조도 세계랭킹 1위를 지켰고, 여자복식의 나경민―이경원(삼성전기)조는 2위에 올랐다

한국 셔틀콕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여자단식의 방수현과 남자복식의 김문수―박주봉, 혼합복식의 김동문―나경민조가 세계 1위에 오르는 등 강국의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배드민턴이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은 유독 남자단식에서 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겪어왔다. 따라서 이현일의 이번 세계랭킹 1위 등극은 올림픽에서의 남자단식 첫 메달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랭킹 자체만을 따질 때도 의미 있는 쾌거로 평가된다.

2001년 미국 오픈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던 이현일은 지난해 9월 2개대회(네덜란드, 독일오픈)에서 연거푸 정상에 올라 아테네에서의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또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우승을 이끌어 병역혜택까지 받았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혼합)에서는 세계 최강 첸홍(중국)을 꺾고 정상으로 발돋움, 자신감을 부풀렸다.

177㎝의 이현일은 빠른 스매싱과 네트 플레이가 특기. 순발력이 뛰어나고 스냅이 좋아 예측 불허의 공격으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것이 강점이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세계 정상급"이라면서 "다만 고비에서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이를 체력과 정신력 부족으로 진단, 훈련의 강도를 높여왔다. 이현일도 "오기가 부족하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훈련해 최고의 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일은 3월 올림픽 예비고사인 스위스오픈과 전영오픈에 잇따라 출전, 메달 색깔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강이 피로골절에 시달리고 있지만 휴식을 취할 때도 손목 파워를 키우기 위해 악력기를 갖고 다니는 이현일이 과연 한국 배드민턴의 숙원인 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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