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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실패기/문외한인 분야라 제대로 지휘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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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실패기/문외한인 분야라 제대로 지휘못해

입력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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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기업 영업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가스충전소 대리 경영 등을 하다, 40대에 접어든 1995년부터 남보다 한발 빠르게 인터넷 사업성에 눈을 뜨게 됐다. 또 직장생활을 하며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의 파트너 컨설턴트로 영업과 마케팅 관련 강의를 맡기도 했다.이 같은 인연 때문에 이른바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 2월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e비즈니스 교육을 제공하는 (주)웹비즈컨설팅을 세웠다. 능률협회컨설팅과 공동사업 추진 계약을 맺어 공신력을 확보했으며, CEO 대상 e비즈니스 교육 외에 사설학원용 사이버교육 솔루션 제작을 주 사업영역으로 삼았다.

사업자금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 받고 친지들의 투자를 받아 2억원을 마련했다. 나머지 사업자금은 3∼4개월 후 사이트가 완성되고 수익모델이 구체화하면 당시 유행하던 '인터넷 소액 공모'를 통해 10억원 정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서울 양재역 근처에 50평 규모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총 11명의 직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슬리핑 백을 구해 전직원이 매일 합숙하다시피 하며 일에 매달렸다. 하지만 나 자신이 웹 프로그램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프로그램 개발 과정을 제대로 장악하기 힘들었다. 결국 4개월로 예정했던 사이트 구축은 2개월 이상 지연됐다. 특히 5월에 접어들며 갑자기 닷컴 열풍이 얼어붙으면서 2차 펀딩이 무산되고 말았다. 확보한 2억원으로는 6개월 정도 밖에 못 버티는데 참으로 난감했다.

천신만고 끝에 8월 CEO교육용 사이트가 완성돼 영업을 시작했으나, 생각만큼 성과를 거둘 수 없었다. 대부분의 CEO들이 컴퓨터 자체를 낯설어 하는 상황에서 컴퓨터로 e비즈니스 교육을 받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할 수 없이 영업을 학원 사이버교육 솔루션 쪽으로 집중했다. 하지만 이것도 예상치 못한 장애에 부닥쳤다.

대부분 사설학원 강사들이 자신의 강의가 인터넷 등으로 공개되는 것을 몹시 반대한 것이다.

결국 사업을 시작한지 10개월 만인 그 해 12월28일 2,000만원 짜리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말았다. 부도 후에도 1년을 버티며 재기를 모색했지만 결국 2001년 11월 폐업을 결정했다. 이후 1년간 백수 생활을 하며 다음 사이트에 40, 50대 중년을 위한 카페를 만들었는데, 얼마 안돼 회원이 3,000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다음카페를 운영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의 중요성과 온라인 상에서 중장년층의 잠재력을 알게 됐다. 2003년 1월부터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 강의와 컨설팅을 병행하면서, 실패했던 CEO 대상 e비즈니스 교육을 40, 50대 직장인으로 확대 재편할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이재홍 웹비즈 컨설팅 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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