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의 불명예 퇴진과 그에 따른 신도 이탈 등으로 불안정 상태를 보여온 교회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새로운 담임목사를 선출했다.서울 금천구 시흥본동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시흥교회는 15일 일요예배 출석 교인을 대상으로 직접 투표를 실시해 93.4%의 압도적인 지지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한인장로교회 방수성(45) 목사를 담임목사로 뽑았다. 시흥교회의 담임목사 선출은 전임 목회자의 의중에 따라 후임이 결정되고, 심지어 부자 세습까지 성행하는 한국 교회의 풍토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흥교회가 분규에 휘말린 것은 2002년 2월. 담임목사가 추문에 연루되자 교인들이 퇴임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장로와 신도가 교회를 떠나자 담임목사가 불명예 퇴진하는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교회는 곧바로 분규 극복에 착수해 그 해 12월 신도 주도의 민주적인 정관을 마련했고, 정관에 따라 장로와 평신도 각각 다섯 명이 참가하는 청빙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후보자 25명을 대상으로 서류전형, 오디오·비디오 설교평가,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방 목사를 단독 후보로 추천했으며 교인 투표를 통해 담임목사로 선출됐다. 연임은 허용하되 임기도 일단 6년으로 제한했다. 시흥교회 관계자는 "교회 운영에 평신도의목소리가 반영되는 사례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시흥교회는 1904년 2월 6일 언더우드 선교사가 첫 예배를 시작한 100년 전통의 교회로 현재 교인은 2,500여명에 이른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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