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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후 27년 무분규·무해고/대통령도 칭찬한 "경동도시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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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후 27년 무분규·무해고/대통령도 칭찬한 "경동도시가스"

입력
200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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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경동도시가스의 노사화합 사례발표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는 울산과 양산 지역에 도시가스(LNG)를 공급하는 경동도시가스가 창립이후 27년째 단 한번의 노사분규, 단 한번의 해고도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회사는 생산성 하락을 탓하기 전에 공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직원들은 끊임없이 작업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해왔다. 회사가 먼저 직원들의 경영참여를 유도하고, 노조는 그런 경영진을 신뢰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노사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 대통령은 "끊임없이 노사가 요구하면서도, 서로를 인정하는 훌륭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는 당장 그 성과가 눈에 안 보일지는 몰라도, 기업의 가장 큰 힘입니다"

경동도시가스의 맨파워가 동종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것도 이형기 사장의 이런 소신 때문이다. 업무에 필요하다면 누구나 제안해 학습서클을 만들 수 있고, 비용은 회사가 지원한다. 260명의 직원중 현재 100여명이 '수요예측에 따른 효율적 연소기술', '배관망 해석에 관한 연구' 등 13개 학습서클을 운영중이다. 연말이면 연구실적이 발표되는데, 대부분 실전에 곧바로 적용된다.

기술사 3명, 기능장 22명, 산업기사 69명 등 대부분 직원이 자격증 하나씩 갖고 있다. 교육비를 회사가 대고, 또 자격증을 따면 매월 10만원 이상씩 수당도 지급된다. 이렇게 교육받은 직원들이 매달 50여건씩 회사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성환 경영지원팀장은 "나이가 들수록 생산성이 떨어지기 보다, 노하우가 더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계획이나 재무사항, 실적 등은 사내 전산망에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주요 정책은 종업원 설문조사를 거치거나 공청회를 통해 직원들 의견이 반영된다. 6개월 간격의 직원 대상 경영설명회는 1년중 가장 큰 행사이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증권거래소로부터 2년 연속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갈등도 없다. 인근 회사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갈등이 심한 것을 보고서 동일직무에 대해서는 모두 동일임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을 하려는 근로자는 안전관리 대행 등 개인사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외환위기 때 임금을 동결하면서도 단 한명의 해고가 없었던 것도 이처럼 나누면서 성장하는 노사문화 때문이다.

"물론 불만이 없지는 않죠. 기회만 되면 요구도 하고 문제 제기도 합니다." 김형욱 노조위원장은 그래도 경영진을 신뢰하는 이유에 대해 "일방적이지 않고 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다시 어렵기 시작한 2000년부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울산 시내 식당을 돌며 가스 판매에 나서고, 요금 장기 체납자들에 대한 회수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행사가 지금은 아예 정례화 돼 버려 연간 20여%씩의 매출성장을 이끌어 내고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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