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경제부총리는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박 승 한국은행 총재는 앞으로 장관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주문했다.이 부총리는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박 총재를 대신해 참석한 이성태 부총재에게 "독자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위해 한은 총재는 장관 모임에 오지 않는 게 좋겠다"며 이 같은 뜻을 박 총재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총리는 또 "앞으로 금리 얘기는 안 하겠다"며 한은 독립성을 존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은은 공식적으론 "총재가 장관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정부 입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잘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이러다 '왕따'가 되는 것 아니냐", "이 부총리가 평소 가져왔던 한은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한편 이 부총리는 장관들에게 부처간 불협화음 표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논의과정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합의 전에 독자적인 목소리가 밖으로 나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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