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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입력
2004.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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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홍 글·양지훈 그림 뜨인돌·8,500원

요즘도 그처럼 꿋꿋하고 용감한 학자가 있을까. 노르웨이의 인류학자 토르 헤위에르달(1914∼2002)은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인과 그 문화가 페루에서 건너갔다는 학설을 입증하기 위해 1947년 뗏목 콘티키 호를 만들어 페루에서 폴리네시아까지 항해했다. 그가 고대의 환경과 방법으로 장장 8,000㎞에 이르는 죽음의 항해를 100일 만에 마쳤을 때 온 세계 사람들은 열광했고, 14년 후 관련 학회는 만장일치로 그의 학설을 받아들였다.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는 이를 소재로 쓴 뗏목 횡단기이다. 탐험대원은 작은 키에 황소고집인 주인공 토르와 그의 친구들인 책벌레, 화가, 무전기사, 냉동기술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이며 앵무새 한 마리도 있었다. 이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친구를 따라나선 것이다. 주제는 무겁지만 내용은 발랄하고 유쾌하기 그지없다. 어린이 베스트셀러 만화 '바다에서 살아남기'처럼 정보와 유머가 넘친다. 특히 중간 중간에 배치한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기발한 퀴즈는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콘티키 호의 일상풍경 중 가장 덜 위험한 행동은? ①비가 오면 갑판에서 벌거벗고 샤워한다. ②뗏목 뒷부분으로 가서 엉덩이를 내놓고 응가를 한다. ③벌거벗고 바다에 뛰어들어 세수, 목욕, 양치질을 한다. ④뗏목 가장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팬티를 빤다. 정답은 ①번. 몸을 씻기 위해 권장할만하다. 다른 행동들은 참치와 백상어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실제로 탐험대는 항해 도중 집채만한 고래상어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천편일률의 연대기적 위인전이 아니라 모험소설처럼 어린이들의 상상의 날개를 펴게 하고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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