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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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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지옹 /르 코르뷔지에 지음근대 건축의 선구자 르 코르뷔지에(1887∼1965)는 건축의 기능주의, 합리주의를 열렬히 주장했다. 20세기 도시의 특성이 된 넓은 직선 도로와 고층 빌딩, 철근 콘크리트 건물은 그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것은 그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1920년대까지만 해도 매우 혁신적인 견해여서 반발도 많았다.

'프레시지옹'('상세한 설명'이라는 뜻)은 20세기 건축과 도시계획에 대한 그의 철학과 방법론을 담고 있다. 1929년 남미 초청 강연 내용을 강연 말투 그대로 옮겼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열정적이고 확신에 가득 차 있다. 낡은 개념을 고수하는 아카데미즘을 질타하면서, 건축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자고 역설한다. 르 코르뷔지에 건축을 전공한 정진국, 이관석의 공동 번역물이다. 동녘 1만8,000원.

아담과 이브 그후 /맬컴 포츠·로저 쇼트 지음

생물학적 진화론을 통해 인간의 섹슈얼리티를 살펴보는 책이다. 인간의 행동과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성적이거나 성과 연관된 다양한 양태들, 구체적으로 역사와 문화 속에서 발견되는 성 관련 풍습이나 제도, 행동 양식 등을 다윈주의적 진화의 거울에 비춰 설명하고 있다. 일부다처제, 사랑과 결혼, 섹스와 임신, 출산과 수유, 자녀 양육, 섹스와 권력, 동성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침팬지나 보노보 등 유인원 집단과 비교하거나 인간 사회 안에서도 시대와 역사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양상을 점검한다.

동물행동학이 발견한 사실이나 세계 각지에서 수집된 인류학적 보고서를 많이 언급하고 있어 책 내용이 다채롭다. 사진과 그림도 많이 들어있다. 생식 문제 전문가인 미국과 영국의 두 의사가 함께 썼다. 최윤재 옮김. 들녘 2만7,000원.

한국인의 생활사 /한미라·전경숙 지음

선사 이래 조선시대까지의 생활사를 가볍고 평이하게 간추린 책이다. 조선시대에 관한 설명이 대부분이다. 선사시대, 고구려, 신라를 다룬 장은 전체 300쪽 중 50쪽 정도로 각각 암각화, 고분벽화, 토우를 통해 설명했다. 고려와 조선 편은 왕·관료·농민·천민·여성으로 나눠 신분과 성에 따라 삶이 서로 어떻게 달랐는지 살핀다. 의식주와 가족제도, 형벌제도를 별도 항목으로 다루고, 태어나서 죽기까지 일생 동안 치르는 관혼상제의 각종 의례에 대한 민속학적 설명에도 따로 한 장을 할애했다.

특별히 새롭거나 눈에 띄는 점은 없지만 부담없는 입문서로 무난하다. 일진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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