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선두를 달리는 존 케리(60) 상원의원과 그와 재혼한 억만장자 부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65)의 '어색한' 키스를 놓고 뒷얘기들이 무성하다.화제의 장면은 케리(매사추세츠주) 의원이 17일 위스콘신주 예비선거에서 존 에드워즈(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을 간신히 물리친 뒤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부인을 끌어안고 키스한 순간.
당시 케리 의원은 연단에 올라 "나의 환상적인(amazing) 아내, 테레사 하인즈 케리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하겠다"며 옆에 서있던 부인의 손을 꼭 잡았다. 케리 의원은 테레사의 어깨를 거세게 끌어안고 부인의 입술이 아닌 오른쪽 볼에 입을 맞췄다. 케리 의원의 갑작스런 키스 공세에 부인은 코를 찡그리며 눈을 감았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이들은 "키스할 때 테레사가 움츠리는 것을 보니 케리 부부의 애정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온갖 얘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케리 의원이 AP통신 직원으로 일했던 알렉산드라 폴라리어(27)와 혼외정사를 가졌다는 설이 나돌다가 폴라리어의 부인으로 수그러진 지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키스 사진을 둘러싼 입방아가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측의 한 인사는 "케리 부인이 그 곳에 있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게 분명하다"고 확대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키스는 단순한 키스일 뿐이었나'란 제목의 가십 기사에서 "테레사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 호사가들의 얘기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케리 부인의 대변인 크리스틴 앤더슨은 "케리 부부가 나눴던 키스의 길이와 행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서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같은 키스가 아주 따뜻했고 적절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앤더슨 대변인은 "여러분이 케리 부부가 매우 다정한 사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다지 오랜 시간 그들 곁에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일부 언론들은 2000년 앨 고어 전 민주당 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지명을 받은 순간 부인 티퍼 고어를 끌어안고 '길고 정열적인 입맞춤'을 한 장면이 화제가 됐던 것과 대비하며 케리 부부의 키스에 더욱 강한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1988년 첫 부인과 이혼한 케리 의원은 1995년 다섯 살 연상의 테레사와 재혼했다. 테레사의 첫 남편은 세계적 토마토 케첩 회사를 운영하는 하인즈 가문의 외동아들이자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던 존 하인즈였다. 케리 의원의 친구였던 하인즈 의원이 1991년에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뒤 테레사는 5억 달러가 넘는 유산을 물려받았다. 포르투갈 의사의 딸로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테레사는 5개 국어를 구사하며 솔직한 언행과 활달한 성격으로 인해 '제2의 힐러리'로 불리기도 한다. 케리는 전 부인과의 사이에 두 딸을, 테레사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 세 아들을 두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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