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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日의 "준비된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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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日의 "준비된 파병"

입력
2004.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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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속속 파견되고 있는 일본 육상자위대 주둔지인 홋카이도(北海道)에는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들이 많다. 자위대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가족과 시민들이다.노란 리본 위쪽에 작은 나비 모양의 흰 리본을 겹쳐 단 사람들도 있다. 이라크전과 자위대 파견에 반대하지만 무사귀환은 기원한다는 뜻이다.

자위대 파견 승인안이 9일 통과돼 지금은 예산국회인데도 자위대원의 안전확보 대책을 따지는 질의와 답변은 매일 이어진다. "당신 아들부터 자위대에 입대시켜 이라크에 보내라"는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았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자위대원에 만약의 일이 발생할 경우 정치적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답변을 의사록에 남겼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위대 파견지인 이라크 남부 사마와의 유력부족장들을 일본에 초청해 놓은 상태다. 21일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방일한다. 이라크인들의 협력을 얻어내고 국제사회에서 자위대 파견의 명분을 보강하자는 것이다.

사마와는 이라크에서 치안상태가 양호한 지역으로 꼽힌다. 육상자위대는 의료·공병 등 비전투부대 650여명으로 지역 치안유지는 네덜란드군이 맡고 있다. 그래도 자위대는 아랍식으로 콧수염까지 기르며 현지인과의 친화와 신변안전에 주의를 쏟고 있다.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 추가 파병될 한국군 3,000여명은 사실상 전투부대로 치안유지를 포함하는 지역 전체의 '점령 업무'를 맡아야 한다.

자위대와는 위험도가 질적으로 다르다. 게다가 키르쿠크는 복잡한 민족구성과 종교파벌 등으로 긴장이 높다. 나시리야에서 활동 중인 서희·제마 부대의 축적된 경험과 실적은 위안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파병승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신윤석 도쿄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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