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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마임-러 파르스 극단 "환타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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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마임-러 파르스 극단 "환타지아"

입력
200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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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스노우 쇼'에 이어 또 한 편의 러시아 마임극이 도착했다. 17∼26일 빅토르 크라메르 연출로 파르스 극단이 펼치는 '환타지아―바람을 기다리는 여섯 사람들'은 에딘버러를 비롯해 국제무대에서 호평을 받아온 고급 마임극이다. 몸짓이 말보다 더 크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치게 하는 감동의 연극이다. 크라메르는 1994년 '스노우 쇼' 런던 공연을 연출하기도 했다.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파르스 극단은 전위적인 광대 연극의 진수를 보여줘 러시아 현대연극의 보석으로 불린다. 음악과 몸짓 중심의 표현주의, 일상에서 끌어들인 풍부한 에피소드, 현실과 몽상을 교차하는 환상적인 수법이 이 극단 연극의 특징이다. 이번 경기도내 8개 지역 순회공연은 얼굴 표정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야채와 과일로 머리를 꾸미는 이발사 등 여섯 개의 에피소드를 몽환적으로 엮었다.

한 에피소드만 봐도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 상가의 쇼 윈도우를 닦는 청소부가 있다. 그가 먼지를 닦으면서 장난으로 사람의 얼굴을 그리는데 마침 유리 저편에 그림과 똑 같이 생긴 여성이 나타난다. 바로 유리창 청소부가 늘 꿈꾸던 이상형의 여성이다. 그러나 청소부가 만난 여자는 마네킹으로 변한다. 그리고 상가 주인이 마네킹을 들고 가면서 청소부는 비탄에 잠긴다. 작은 몸짓이지만 인간의 동경과 애수, 풍자를 드러내는 솜씨가 허를 찌른다.

머리를 채소와 악기, 샴페인으로 장식한 광대가 특유의 과장된 몸짓과 곡예를 뒤섞어 펼치는 짧은 이야기는 산만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렬한 무대 효과, 환상적인 그림을 보는 듯한 의상, 현란한 곡예적 몸놀림은 관객을 휘어잡는다. 독일 차이퉁지는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즐거움…. 감탄과 존경의 박수를 보내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 덴마크, 독일, 러시아, 네덜란드 등지의 국제 연극 페스티벌에서 수상했다. 연출가 크라메르는 로렌스 올리비에 최고연극상 등 굵직한 국제 연극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중견 연출가다. 20일 가평 문예회관, 21일 양평 군민회관, 22일 포천 반월아트홀, 24일 여주 세종국악당, 25일 파주 시민회관, 26일 평택 북부문예회관 (031)―230―3247, 1588-7890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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