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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36>체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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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36>체르니

입력
200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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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년 2월20일 오스트리아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카를 체르니가 빈에서 태어났다. 1857년 몰(沒). 모차르트가 빈에서 죽은 해에 같은 도시에서 태어난 체르니가 빈 무대에 데뷔한 것은 아홉 살 때인 1800년 모차르트의 C단조 피아노협주곡 K.491을 연주해 보이면서였다. 그러나 체르니의 음악 생애에 더 큰 영향을 끼친 스승은 베토벤이다. 아버지 벤첼 체르니로부터 처음 피아노를 배운 카를 체르니는 열 살 때부터 세 해 동안 베토벤에게서 피아노 연주와 작곡을 배웠고, 이내 레가토 스타일을 중시하는 베토벤 피아노 음악의 탁월한 해석자로 이름을 얻었다. 체르니는 베토벤의 피아노 음악 거의 전부를 악보 없이 외워서 칠 수 있었고, 베토벤의 유산을 뒤 세대 작곡가들에게 건네주는 메신저 노릇을 했다.체르니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만, 그가 더 큰 이름을 얻은 것은 뛰어난 피아노 교사이자 피아노 연습곡 작곡가로서다. 넉넉지 못한 살림 때문에 시작한 피아노 레슨은 체르니를 프란츠 리스트, 지기스몬트 탈베르크, 스티븐 헬러, 테오도르 레셰티츠키 등 특급 피아니스트들의 스승으로 만들었고, 그가 이 교습을 위해 작곡한 수많은 피아노 연습곡들은 '피아노포르테의 이론과 실제 전집' 등 여러 권의 책으로 묶여 그 뒤 두 세기 가까이 전세계 피아니스트들의 표준 교재가 되었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체르니의 연습곡들은 페르디난트 바이어의 교칙본과 함께 피아니스트 지망생들의 필수 훈련 코스로 자리잡았다.

작곡가로서의 체르니에 대한 당대 음악가들과 비평가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예컨대 로베르트 슈만은 체르니를 상상력과 영감이 결핍된 작품들을 쉴 새 없이 생산해내는 피아노 교사일 뿐이라고 혹평한 반면에, 음악적 자부심으로 유명했던 쇼팽은 체르니를 자기 못지않은 천재로 여겼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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