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성공할 수 있을까? 여성으로서 1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해오고 있는 내가 항상 고민하는 주제다. CEO 앞에 여성이란 수식어가 붙는 것이 여전히 껄끄럽긴 하지만 남성이 CEO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니 어찌할 수는 없을 것 같다.신입 사원 시절에 읽은 여성학자 쉴라 웰링턴 캐털리스트의 저서 '자기 자신의 후원자가 돼라'에서는 직장에서 남성들이 성공하는 비결은 탄탄한 인적 네트워킹에 있으므로 여성도 네트워크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무언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깔고 있었다. 하지만 여성이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언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같은 능력을 가진 남자들이 겪지 않아도 되는 어려움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 지배적인 문화 속에서 남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실제로 주변에서 성차별의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는 선배들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다.
그런데 나는 얼마 전 흥미로운 신문 기사를 읽었다. 미국의 리서치 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직장 생활에서 성공할 자질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남성들 특유의 개인적 야망보다는 여성들의 팀워크 정신과 유대 의식이 다양성과 정보화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나는 이 기관의 조사가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이 성공하고 있다. 심지어 남성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져 온 군에도 여성 파워가 거세다. 성차별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난 시절에 비하면 많이 개선되고 있다.
그런데 때로는 아직도 자신의 실패를 성차별 탓으로 돌리는 여성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런 말을 하면 성차별이 만연한 현실에 애써 눈감는 것 아니냐고 지적할 지 모르겠다. 한 가지 드문 케이스를 근거로 현실을 일반화하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생활에서 늘 다짐하는 좌우명 가운데 하나가 어느 유명 여성 학자의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라'는 말이다. 여성들의 활약이 눈에 띄는 현실에서 가슴에 새겨들어야 할 경구가 아닌가 싶다.
이 혜 옥 휴넷 마케팅 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