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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아주 짜증나는 엉터리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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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아주 짜증나는 엉터리 여론조사

입력
200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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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국회의원에 나오려고 하는 사람들아. 제발 우리집에 여론조사를 빙자하여 자기 홍보전화 좀 걸지 마라. 아니 우리집뿐이 아니다. 아마 전국 방방곡곡이 다 그럴 것이다.지금 그냥 후보 홍보전화를 걸면 불법이기에 '여론조사'를 빙자하여 그런 전화를 거는가 본데, 그러면 선거법상의 '불법'은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쪽 정치판의 '사기성'까지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처음 한두 질문은 제법 그럴 듯한 여론조사처럼 나가다가 이내 본색을 드러내고 "귀하는 우리 지역에 출마하는 000당 후보로서 전에 무엇 무엇을 했으며, 또 무엇 무엇을 한 000후보를 아십니까?" 하고 자기의 경력사항을 죽 늘어놓는 게 어떻게 제대로 된 여론조사란 말인가.

그리고 그런 자기 홍보전화 앞에 '어떤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사가 함께 하는 여론조사'라는 말은 왜 사칭하여 붙이는가. 아침부터 그런 엉터리 여론조사에 사기를 당하고 나면 그날 하루가 재수가 없다. 요즘 정치판을 바라보는 국민들 기분도 생각해줘야지.

이미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자라면 대오각성해서, 또 새로 출발하는 자라면 새로 출발하는 자답게 시작부터 정직하게 무얼 좀 제대로 하자는 얘기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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