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사퇴와 임시 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해 온 당 소장파와 이에 반대하는 영남 중진 의원들은 19일 위기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를 구성, 최 대표 거취문제 등을 논의한다는 데 의견을 접근시켰다.★관련기사 A2·3·4면
경기·TK지역 의원들도 이날 밤 잇따라 모임을 갖고 최 대표의 즉각 사퇴 대신 2선 후퇴로 사태를 수습한다는 방침을 굳혀 한나라당의 당 내분 사태는 하루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20일 총회에서 비대위 구성을 공식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이날 부인과 함께 서울 근교로 떠나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 최 대표는 주말께 자신의 거취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오(李在五) 맹형규(孟亨奎) 남경필(南景弼) 등 '구당(救黨) 모임' 소속 의원 26명은 이날 오후 3차 모임을 갖고 "모든 현안을 비대위에서 다시 논의하겠다"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 요구에서 한발 물러섰다.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구당 모임'이 끝난 뒤 "전대를 열지, 선대위를 발족시킬지 비대위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최 대표를 법적으로 완전히 퇴진시킬지, 어떤 역할을 줄지도 추후 재론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용갑(金容甲) 이상배(李相培) 안택수(安澤秀) 등 영남 의원 10여명은 오찬 모임에서 "전대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최 대표의 거취는 본인의 판단에 맡기되 비대위를 통해 선대위를 조기 발족시키고 2선으로 물러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규택(李揆澤) 의원과 이사철(李思哲) 전 의원 등 경기지역 원내·외위원장 17명도 회동에서 "최 대표로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면서도 "대안 없이 전대를 개최하기 보다는 현 지도부 책임 하에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데 공감했다.
또 강재섭(姜在涉) 의원을 비롯한 TK지역 의원 11명은 이날 저녁 모임에서 조기 전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같은 입장변화는 최 대표가 사퇴를 거부할 경우 당헌·당규상 전대 추진이 어렵고, 다수의 중진이 전대를 반대하는 현실을 감안, 절충안을 모색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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