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말하기 전까진 결코 치유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여성으로서 미 대학체육협회(NCAA) 미식축구 1부리그(디비전?) 사상 첫 출전과 첫 득점 기록을 갖고 있는 캐티 니다(뉴 멕시코·사진)가 4년 전 콜로라도대학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미 체육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1999년부터 2001년 봄 대학을 옮기기 전까지 콜로라도대 미식축구팀 키커로 뛰었던 니다는 "팀 동료로부터 수시로 성희롱에 시달렸을 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다"며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최신호에 털어 놓았다.
니다는 첫 팀 훈련부터 동료들이 자신을 둘러싼 채 거친 말로 성희롱을 해댔으며, 스크럼을 짜고 모였을 땐 몸을 더듬었고, 급기야 2000년 여름에는 한 동료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 충격으로 그는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고 "어두운 곳 중에서 가장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한편 니다는 4년이 지나서야 아픈 과거를 얘기하는 이유에 대해 2001년 신입생 파티에서 미식축구 선수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다른 학생 3명이 학교를 고소했다는 것을 전해 듣고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이미 풋볼 신입생을 유치하는 데 섹스 파티를 미끼로 썼다는 의혹과 그에 따른 소송을 겪고 있는 콜로라도대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고교 스타로 이름을 날리다 99년 콜로라도대에 진학한 니다는 경기 중에는 다른 선수와 신체접촉이 거의 없는 전문 키커를 맡아 왔다. 특히 지난해 8월 NCAA 미식축구 경기에서 터치다운 후 주어지는 킥을 두 차례 성공, NCAA 미식축구 1부리그 사상 처음으로 득점한 여성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지만 그런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기억하기 싫은 끔찍한 상처가 있었던 것이다. 니다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옛 동료들에 대한 소송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단지 그곳(콜로라도대)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주훈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