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이 아니라 슛짱으로 불러주세요."우리은행과 신세계의 우리금융그룹배 2004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중립경기가 펼쳐진 19일 오후 장충체육관. 스탠드 한쪽에 몰려 앉은 할아버지 농구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할아버지들의 표정엔 마치 손녀딸의 재롱을 지켜보듯 웃음꽃이 활짝 펴 있었다. 깜찍한 외모로 여자농구계에 '얼짱' 열풍을 몰고 온 신세계의 루키 포워드 신혜인(19·183㎝)이 프로데뷔 첫 득점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신혜인은 이날 36―59로 뒤지던 4쿼터 중반 골밑 우측 오픈 찬스에서 방지윤에게 공을 받아 사뿐히 점프하며 림을 통과시켰다. 코트에 나선지 5경기 만에 처음 느낀 기쁨이었다. 이미 승부는 크게 기울었다. 하지만 그동안 '얼굴만 예쁘다'는 혹평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것. 잠시 후엔 과감한 중앙돌파까지 강행하며 파울을 잡아냈고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시켰다. 12분간 식스맨으로 출장한 신혜인은 7점, 2리바운드에 첫 어시스트(1개)도 기록했다.
신세계는 그러나 이날 이종애(22점 11리바운드)가 포스트를 장악한 디펜딩챔피언 우리은행에 58―71로 완패했다. 신세계는 허윤자와 크롤리가 15점씩 보탰지만 높이와 외곽 모두 역부족을 드러내며 3연패에 빠졌다. 우리은행은 3위 삼성생명에 1경기차로 따라붙었다.
한편 금호생명은 이언주(16점)의 외곽포와 디아나 잭슨(24점 11리바운드)의 골밑 공격을 앞세워 현대를 80―76으로 따돌렸다. 금호생명은 1위 국민은행과 승차를 0.5게임으로 줄였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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