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개선 및 외국인 지분 확대 등 증시여건 변화에 따라 주주에 대한 상장회사의 배당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시가총액 비중 40%를 넘긴 외국인 주주가 기업 이익의 주주환원 요구를 강화하는데다 일부 재벌그룹의 경우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른 경영상의 필요가 맞물린데 따른 흐름이다.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6일까지 현금배당 결의를 공시한 157개 12월 결산법인의 2003 사업연도 배당금 총액은 4조3,665억원으로 전년의 3조3,276억원에 비해 31.22%(1조389억원) 증가했다. 주당 배당금은 평균 734원으로 전년(648원) 대비 13.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 대비 현금배당액의 백분율인 배당성향 평균치는 2002년 28.71%에서 2003년 40.64%로, 평균 액면배당률은 19.78%에서 26.94%로 각각 급증했다.
반면 평균 시가배당률은 4.53%에서 4.44%로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배당 확대에도 불구하고 증시 상승세를 타고 주가가 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12월 결산 상장사들이 지난해의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배당을 대폭 확대한데 대해 "외국인의 증시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배당금 총액 상위 15사의 지난해 배당권리 기준일(12월26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40.66%에 달해, 이들 회사의 총배당금액 3조5,202억원 중 1조7,933억원이 외국인에게 돌아갔다.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전환한 재벌그룹 계열사의 배당 확대도 두드러졌다. 배당성향으로 볼 때 LG화학, LG상사, LG건설 등 LG계열사의 배당성향은 전년에 비해 각각 3.5∼11% 포인트 높아졌다. 외국인 지분확대 및 지주회사 체제 영향을 동시에 받는 SK텔레콤의 배당성향도 전년 10.04%에서 20.84%로 10.80% 포인트 올라갔다.
배당금 총액 1위는 삼성전자로 전년보다 2.85% 감소하긴 했지만 규모는 8,866억원에 달했다. 또 2위인 포스코는 전년보다 69.62%가 늘어난 4,851억원이었으며, KT(4,215억원) SK텔레콤(4,048억원) 현대자동차(2,856억원) KT&G(2,215억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전년보다 배당금을 2,531억원이나 확대함으로써 배당금 증가 1위를 차지했다.
시가 배당률은 영풍제지가 13.46%로 가장 높았으며 세림제지(12.06%), 무학주정 (10.82%), 한일건설(10.215) 등의 순서다. 또 현대중공업, 비앤지스틸, 동양물산기업, 진양화학, 일성건설, 전북은행 등 6개사는 전년에는 무배당이었다가 이번에 배당을 실시했다.
한편 기업별 배당성향은 SK가 영업이익과 관계없이 지분법평가손 때문에 순이익이 90% 이상 감소한데 따라 무려 1,085.01%를 기록했고, KT(50.80%), KT&G(48.19%) 등이 뒤를 이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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