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급성장으로 한국 경제가 큰 이득을 볼 것이라는 '중국 효과'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섬유·의류, 일반 전자 등 고용비중이 큰 국내 산업의 붕괴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저하시키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한국의 산업경쟁력 종합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지털 가전, 이동통신 단말기, 완성차 등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는 고용 비중이 높은 국내 대다수 산업은 중국의 약진으로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KDI는 "중국 경제의 성장에 따른 시장 확대 등의 효과는 전자와 자동차의 선도 기업 등 일부 기업에 국한되는 반면, 나머지 대부분의 업체에는 본격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중국의 부상으로 컴퓨터, 전통가전, 합섬원료, 범용기계, 섬유·의류 등 노동집약 산업은 경쟁력이 하락, 갈수록 국내외 시장을 잠식당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KDI 우천식 박사는 "중국에 밀려 노동집약 산업에서 고용불안 현상이 나타날 경우 경제전반의 분배구조와 사회통합 기반이 악화해 결국은 잠재성장률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효과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버리고, 우리 경쟁력의 실상을 반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DI는 그러나 1980∼1985년과 1995∼2001년 기간을 비교하면 제조업 성장 기여도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61.6%에서 21.1%로 낮아진 반면, 총요소생산성은 48.1%에서 69.3%로 늘어나는 등 한국 경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혁신 주도형 경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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