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초등생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부천남부경찰서는 18일 부천 A중학교 2학년 박모(15)군을 이 사건의 용의자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경찰은 17일 밤 부천시내에서 박군을 연행,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군이 "돈이 필요해 초등학생들에게 '뱀을 보여주겠다'며 인근 산으로 유인해 올라갔으나 이들이 돈이 없는데다 울기 시작해 순간적으로 목졸라 죽였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박군이 미성년으로서 자백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일관성이 없어 박군의 혐의는 단정할 수 없다"며 "구체적 증거를 확보한 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군의 자백 동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박군이 "사건 당일 형의 운동화를 신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날 수거한 박군의 형(21)의 운동화 바닥 문양과 살해된 두 초등생 시신 어깨 부위에 남은 운동화 문양과의 일치 여부에 대해 확인중이다. 경찰은 개학 후 등교하지 않고 있는 인근 중학생들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최근 가출한 박군의 사건 당일 행적이 의심스러워 연행한 뒤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군의 가족들은 이날 부천남부경찰서를 찾아와 박군이 범인이 아니라며 강력 항의했다. 박군의 형은 "동생의 발이 나보다 10㎜ 더 커 동생이 내 신발을 빌려 신었을 리 없다"며 박군의 사건 관련성 여부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박군의 형은 "숨진 윤모(13) 임모(12)군의 실종 당일 마지막으로 이들을 목격한 김모(12)군이 '키 170㎝ 정도인 30대 남자가 아이들을 사건 현장인 춘덕산으로 끌고 갔다'는 진술을 했었다"며 "동생은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해 목격자라면 이를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박군은 부천 초등생 살인 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달 14일 이후 다른 폭력사건에 연루돼 경찰에 한 차례 연행됐다 훈방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왕구기자fab4@hk.co.kr
부천=안형영기자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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