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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구석구석 누비며 국민밴드 이름값 했죠"/8개월간 투어콘서트 마친 윤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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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구석구석 누비며 국민밴드 이름값 했죠"/8개월간 투어콘서트 마친 윤도현

입력
200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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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객은 '전국노래자랑' 말고 공연이라고는 처음 봤다고 해요. 심지어 윤도현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냥 '가수 한번 직접 보고 싶다'며 공연장을 찾은 분도 있어요. 지방 공연은 한마디로 동네 잔치 분위기죠."14일 제주 한라체육관 콘서트를 끝으로 장장 8개월 간의 전국투어 콘서트 일정을 마친 윤도현(31). 지난해 7월 23일부터 지난 주까지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전국을 누비며 총 58회의 공연을 치러 냈다. 총 관람 인원은 16만 명. 매 주 금요일 밤 TV를 틀면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를 진행하니 모르는 사람은 윤도현이 편하게 MC나 보며 지낸 줄 알지만 그는 주말마다 가방을 꾸려 공연이 열리는 도시로 떠나야 했다. "사람들은 무모한 시도라고도, 고생만 진탕 하고 돈도 못 벌 거라고도 했거든요."

윤도현밴드의 공연이 의미 있는 이유는 무려 30개 도시를 찾아 다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전국 투어 공연이라고 해 봐야 5대 도시, 많아야 전국 13개 도시에 머물렀다. "문화 소외 지역까지 찾아가자는 거죠. 진정한 전국투어 콘서트를 해 보자는…." 윤도현 밴드는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등 대도시에서 시작해 원주, 천안, 구미, 안동 등을 거쳐 지금껏 어떤 유명 대중 가수도 찾지 않았을 거제, 태백, 군산, 목포 등까지 찾아갔다.

"작은 도시일수록 반응은 더 폭발적이에요. 특히 태백, 거제 공연이 기억이 남아요. 아줌마, 초등학생, 단체로 온 향우회원, 포장마차 주인 아저씨 등 그 어느 공연보다 관객 반응이 폭발적이었죠. 표 안 팔릴까 걱정했는데 한 2,000명씩 들었죠. 문화를 즐기고픈 욕구가 이렇게 충만해 있는데 즐길 기회가 없구나 싶더라구요."

지방 도시에서는 TV 말고는 문화에 접근할 기회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공연장 부족이 가장 큰 문제. 공연을 위해서는 체육관, 대학 강당 등을 빌려야 하지만 그 어느 곳에도 음향, 전기, 조명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공연장 운영진도 없어 지방 공연을 위해서는 티켓 받는 사람까지도 서울에서 동원해야 한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지방 물가 수준에 맞추기 위해 티켓 가격은 도리어 서울의 80% 정도로 낮춰 받아야 한다. 당연히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기획사는 지방 공연을 꺼린다. "서울에서 멀어지면 수익에서는 멀어진다죠. 저희 콘서트도 전체적으로는 흑자지만 지방 도시 10여 군데서는 적자를 봤다고 해요." 윤도현 밴드는 이번 전국 투어 공연에서 보고 들은 전국 공연장 실태와 지방 공연 문화의 문제점 등을 정리한 백서를 문화관광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그는 "장기 공연은 윤도현 밴드의 거품을 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고 한다. "월드컵 이후 윤도현 밴드 앞에 붙는 '국민밴드'라는 수식어가 영 못 마땅했어요. 사실 우리는 월드컵 전에도 열심히 했거든요. 원래 하던 대로 하자. 처음처럼 하자는 거였죠."

공연을 마친 윤도현밴드 멤버는 각자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윤도현은 4월 초 영국으로 떠나 한 달 반 가량 머물 예정. "기타 학원도 다니고 영국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활동할 예정입니다. 영국에 더 머물지는 그 때 다시 생각해 보려구요." 때문에 요즘 '윤도현의 러브레터' 한 달 반치를 미리 녹화하느라 고생이다.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두르지는 않으려구요. 한 5년 동안은 딴 생각 안하고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뭐."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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