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은 고작 30초였다.18일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제85회 동계체육대회 슈퍼대회전에 앞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장애인 스키선수 한상민(25·한국체대)씨는 1분43초74로 결승선을 넘었다. 비장애 선수 최고기록은 1분13초84. 비록 순위도 시상도 없는 시범경기였지만 한씨가 외발 스키로 점프를 하고 왼쪽 오른쪽으로 턴을 할 때마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선천성 소아마비1급 장애인인 한씨가 스키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 장애인 스키캠프에 참가하면서부터. LW―12―1(걷지 못하고 허리만 사용할 수 있는 장애) 시팅(Sitting) 스키에 앉아 수없이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그러나 첫 출전한 99년 나가노초청대회에서 꼴찌를 했고, 이후 그는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2002년 8회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장애인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은메달을 안겼다. 장애인 스키의 간판스타가 된 그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땐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남제 감독은 "한상민이 41∼42㎏에 불과한 몸무게를 불려 가속도만 붙인다면 올림픽 정상 탈환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무주=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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