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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中 경제특수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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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中 경제특수 경계해야

입력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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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양국 교역 규모는 1990년까지만 해도 29억 달러로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3년 한국의 대중 무역액은 579억 달러로 전체의 16%를 차지해 10여년만에 교역 규모가 20배로 늘어나, 중국은 한국 제1의 교역 대상국이 되었다. 국내 총 해외투자에서 대중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3%에서 2003년 37%로 증가하였고, 수년 내 한국은 대중 투자 1위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한국의 중국 러시는 일단 국내 경기의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2003년 대중 상품수지 흑자의 성장 기여율은 36%에 해당하며, 대중 수출 증가로 60만 명에 이르는 고용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야말로 중국 특수가 없었다면 한국의 성장률은 1%대로 하락하고 실업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뻔했다. 문제는 우리가 언제까지 중국이라는 꿀통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느냐라는 점이다. 한국 경제의 또 다른 탈출구가 되고 있는 중국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선 중국의 경제 사회 여건은 여전히 불안하다. 경기 과열, 통상 마찰, 정치와 경제 시스템의 이원화, 금융권 부실 채권 누적, 빈부 격차 심화 등이 심각한 문제들이다. 중국의 불안 요인들이 중국 경제의 급속한 침체로 이어진다면, 한국 경제도 급격한 수출 부진과 막대한 투자 손실 등으로 장기 경기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만에 하나 위앤화가 절상되는 과정에서 세계 투기자본의 공격을 받아 중국이 외환 위기에 직면한다면, 한국도 위기 전염 효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중국을 향한 한국 경제의 올인 전략은 성장 잠재력 약화라는 패착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국내 투%5塚悶? 대한 보완 투자가 아닌 중국으로의 대체 투자가 급증할수록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은 가속화할 것이다. 부메랑 효과에 의한 국내 시장 잠식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대중 수출 급증이라는 신기루에 정신을 빼앗기면 국내 수출 산업 구조가 갈수록 취약해질 우려도 있다.

현재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의 대부분은 저가 범용 제품의 중간투입재로 일반적으로 저부가가치 상품들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증대할수록 신기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감소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될 게 뻔하다.

중국에 대한 몰입은 한국을 동북아 주변 국가로 전락케 한다. 중국 경제의 부상에 따르는 대중 교역과 자본 이동의 급증 추세에 한국이 앞장서면, 결국 중국이 동북아에서 물류 및 자본 이동의 중심 국가가 되는 것이다.

물론 중국이 위험하다고 그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중국이 주는 유익을 최대한 향유하면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중국에 대해 원부자재뿐만 아니라 소비재 및 완성품의 수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교역 및 투자대상 지역의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일변도로 인한 위험 요소를 줄여 나가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의 국내 상품 점유율 하락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며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중국 이외의 BRICs 시장에도 눈을 돌려야 하고, 서울에 근접한 개성 공단 등을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의 교두보로 만들어야 한다.

예상되는 중국의 경제위기 발생에 의한 전염 효과를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는 안전 장치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경제 위기를 유발할 수 있는 투기 자본의 움직임과 중국 정부의 금융 및 환율 정책 등에 대?7? 분석과 예측 능력을 강화하여 정부와 기업의 조기 경보 및 위기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

유 병 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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