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대신 소설 한편으로 박사 학위를 받는다. 주인공은 시인, 평론가, 소설가 등으로 활동해온 박덕규(46·사진) 협성대 문예창작과 교수. 그는 장편소설 '밥과 사랑'으로 20일 단국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동안 중앙대 예술대학원의 문예창작과 등에서 예술학 석사 학위논문을 문학작품으로 대신한 경우는 있었으나, 박사 학위논문을 문학작품으로 대체한 것은 국내에서 박 교수가 처음이다.박 교수는 "미국의 경우 문예창작 전공자들9이 석·박사 학위논문으로 문학작품을 제출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대학원에 들어가면 연구 논문을 써야 한다"면서 "문예창작과 교수로 일하는 중, 자신의 작품에 대한 이론을 스스로 뒷받침하는 게 다른 사람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요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001년 단국대 박사과정에 입학, 강의를 듣고 논문을 준비해왔다. 그의 논문 '장편소설 <밥과 사랑> 의 창작실제'는 형식상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눠져 있지만 본론을 200자 원고지 1,000매 분량의 장편소설로 채웠다. 서론에서는 자신의 소설%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소설 창작을 지도할 수 있는지 등을 논했고, 결론에서는 비슷한 주제로 소설이 어떻게 달리 쓰여질 수 있는지 등을 정리했다. 학위 논문의 지도는 시인 김수복 교수가 맡았고, 작가 전상국 조태일씨가 외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밥과>
박 교수는 "논문으로 제출한 소설은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여성이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깨우쳐 가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면서 '밥'으로 상징되는 욕망의 시대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 소설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소설 <밥과 사랑> 은 곧 단행본으로%E도 발간된다. 밥과>
박덕규씨는 경희대 재학 중이던 1980년부터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에도 당선됐다. 94년 문예지 '상상'에 단편소설을 발표한 후 소설가로도 활동해 왔으며, 84년 경희대 국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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