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타선'의 방망이냐, '빨간 양말'의 마운드이냐.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 몸값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의 뉴욕 양키스 이적이 시즌 전부터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악의 제국' 양키스가 한발 앞서 거포 로드리게스를 영입함으로써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위해 문어발식 투수보강으로 절치부심하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뒤통수를 날렸기 때문.
역대 최강 타선과 최강 5선발로 요약되는 '영원한 라이벌'의 격돌 소식은 벌써부터 다양한 전세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박찬호(텍사스) 김병현(보스턴) 등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수들의 올 시즌 행보도 로드리게스의 활약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가장 흥미를 끄는 분석은 CNNSI.com이 17일(한국시각) 소개한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12개 포지션 비교다. 백중세로 점친 2루수를 제외하면 결과는 양키스의 6―5 승. 양키스는 내야 전력과 불펜 및 감독의 벤치워크 부문에서, 보스턴은 선발투수와 외야 부문에서 앞섰다. '폭스스포츠'는 양키스 타선을 '외계인 타선'으로 이름 붙이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양키스가 MLB 사상 최고였던 5개 팀 라인업과 맞먹는 역대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것.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데릭 지터, 제이슨 지암비, 게리 셰필드, 마쓰이 히데키, 호르헤 포사다, 엔리케 윌슨 등 선발타자 9명 중 6명이 통산타율 3할을 넘는 득점 기계 군단이다.
이런 양키스 타선에 맞설 팀은 현실에 없고 과거의 영광 속에만 남아있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와 '철인' 루 게릭의 1927년 양키스, 통산 최다안타왕 피트 로즈의 75년 신시내티 등 역대 5개 팀만이 현재의 양키스 전력에 비교될 정도이다.
하지만 막강 마운드를 이유로 보스턴의 손을 들어주는 전망도 눈길을 끈다. 특히 %분석의 핵심엔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이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보스턴의 전체 전력이 산술적으론 약간 열세지만 선발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영입한 커트 실링을 비롯해 페드로 마르티네스, 데릭 로, 팀 웨이크 필드, 김병현 등 5선발은 여전히 최강이란 분석이다. 반면 양키스는 로저 클레멘스, 앤디 페티트, 데이비드 웰스 등 '선발 삼총사'를 잃었다. 특히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보스턴의 놀라움은 선발에 가세한 김병현으로부터 비롯될지 모른다"며 김병현 돌풍을 기대했다. 김병현이 '양키스 악몽'에 시달릴지 '양키스 제국'을 무너뜨릴 해결사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특급 도우미를 잃은 박찬호의 올 시즌 성적 전망에 대한 이야기도 오르내리고 있다. 로드리게스와 맞트레이드된 알폰소 소리아노 역시 뛰어난 선수지만 1, 2승 정도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올 시즌 부활을 꿈꾸는 박찬호는 타선의 지원보다 홀로서기에 매진해야 할 상황이다.
설왕설래가 끊임없지만 역시 공은 둥글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은 최약체 플로리다 말린스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