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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중국서 "박찬호"를 데려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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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중국서 "박찬호"를 데려오자

입력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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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국내 야구팬들의 눈길은 LA 다저스로 쏠렸다. 첫 진출에 거액의 계약금도 흥미거리였지만 과연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국내 언론과 야구팬이 주목하는 가운데 박찬호는 다저스의 에이스로 성장했고 웬만한 사업가보다 큰 돈을 버는 재벌급 선수가 되었다.그러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이 되자 더 이상의 고액연봉이 부담스러웠던 다저스는 재계약을 포기한다.

연간 1,300만 달러를 보장 받고 텍사스로 옮긴 박찬호는 지난 시즌까지 지역 언론으로부터 몸값도 못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꼽히는 수모를 겪었다. 다저스의 입장에서 본다면 탁월한 결정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다저스에서 박찬호에게 지불한 연봉에는 국내 방송사가 지불한 중계권료와 LA교민이 다저스 구장에서 쓴 돈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다저스가 박찬호에 투자했던 '본전'을 뽑고 남았을 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을 일본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스카우트해 갔다. 한일 양국의 언론과 팬은 이승엽의 홈런신기록 달성 여부 등 각종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올 시즌 이승엽의 활약은 두 나라 팬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국내 방송사는 중계권료를 선뜻 지불할 가능성이 높고 재일교포의 야구장 방문도 이전보다 훨씬 늘 게 분명하다.

박찬호의 재판이지만 한시간 거리의 일본에 직접 건너가 관람할 팬까지 있다고 보면 일본 롯데 입장에서 이승엽 스카우트는 그 이상의 효과를 볼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일본이 보유했던 홈런신기록을 깬 한국선수를 보고 싶어할 일본 팬들까지 감안한다면 누가 봐도 괜찮은 장사럽?.

이 두 비즈니스를 보면서 '국내 프로리그도 중국에 한 번 눈을 돌려보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직 중국의 야구나 축구가 국내수준보다 낮긴 하다지만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면 이미 늦다. 이 종목의 수준 높은 중국선수가 빅리그를 선호하지 한국에 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리 인연을 만드는 투자가 따르면 박찬호, 이승엽 같은 효과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국내 프로구단은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고 그 중 상당수는 중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만일 중국선수를 스카우트한 팀의 경기가 CCTV를 타고 중국전역에 방영된다면 본전은 물론 그 동안 프로구단을 운영하면서 잃었던 돈까지 만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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