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성애 부부의 결혼을 허용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30대 젊은 시장이 진보적 인권 운동가들의 '영웅'으로, 또한 보수단체에는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개빈 뉴섬(37·사진) 시장이 동성애 부부 결혼증명서 발급을 시작한 12일부터 17일까지 백년 가약을 맺어준 동성애 커플은 모두 2,300여 쌍. 뉴섬 시장은 이날도 동성애자인 보좌관 2명의 결혼식을 직접 주재했다. 그는 보수단체 등의 비난에 "(성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공평한 처우를 규정한 주법에 따랐을 뿐"이라고 당당하게 맞섰다.
뉴섬 시장은 샌프란시스코의 명문 민주당 정치가 가문에서 태어난 진보적 민주당원이다. 지난해 12월 최연소 시장에 선출되자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동성애자들의 우상으로 떠올랐지만 정작 자신은 2001년 여성 법률가와 결혼한 이성애자다.
이번 논란은 뉴섬 시장이 민주당 차세대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뉴섬 시장은 전선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으로 확대하는 등 전국적 인물로 자리 매김하고픈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시 직원들에게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동성결혼 반대를 거듭 밝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되려 냉가슴을 앓는 분위기다. 공화당은 지난해 결혼을 이성간의 결합으로만 규정한 헌법 수정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부시 대통령은 기회만 있으면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문제가 대선 이슈로 등장하면 이로울 게 없는 입장. 존 케리 상원의원도 16일 동성 커플의 사회적 권리 보장의 필요성만 강조했을 뿐 결혼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뉴섬 시장은 17일 중대 고비를 맞았다. '캘리포니아 가족운동' 등 2?%? 단체가 '뉴섬 시장이 주법을 어기고 권한을 남용했다'며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최고법원에 동성애 부부 결혼증명 발급 금지 명령을 요청 이날 청문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청문회 결과가 어떻든 뉴섬 시장은 이날 또 한 번 미국인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