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과정을 밟으면서 해외에서 발행되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저널에 무려 45편의 논문을 게재한 '논문왕'이 있어 화제다. 18일 경희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는 신민철(29)씨. 신씨는 이날 그의 박사학위 논문(쥐의 해마신경세포에서 유도된 활동전위와 이온채널에서 활성산소의 조절작용)으로 의학계열 최우수 논문상도 받는다.충남 한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신씨는 2000년 경희대 대학원 의학과에 입학, 석사학위를 딴 뒤 2002년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의대, 화학과, 체육계열 등 다양한 학부 출신 10여명이 모인 의과대학 내 생리학교실에서 신씨가 선택한 전공은 생명과학계에서 각광 받고 있는 산화질소 분야였다. 신씨는 여기서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쳐 재학 중 SCI 등재 저널과 SCI에 준하는 'SCI급'(SCI Expanded) 저널에 45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SCI는 미국과학연구소(ISI)에서 전세계 3,900여개 이공계 분야 학술지에 수록된 논문 제목을 모아 만든 색인. 이곳에 수록된 논문은 각 국가 및 기관 간 과학기술연구 수준을 비교하거나 연구비 지원, 학술상 심사 등의 반영자료로 활용되고 있어 논문 수 자체가 국가경쟁력의 척도로 이해될 정도다.
신씨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며 매일 오전 9시께 출근해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연구실에서 지내는 생활을 2년 여간 반복했다. 한 달 평균 2편의 논문을 쓴 신씨의 노력은 결국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도라는 큼지막한 선물로 돌아왔다. 신씨는 "처음부터 많은 논문을 써야겠다는 강박 관념이나 다른 큰 뜻은 없었다"며 "의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학부도 다른 대학에서 해 항상 남보다 몇 배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회고했다.
신씨는 한방과 서양의학을 함께 배우고 싶어 경희대를 선택했다. 한약의 성분연구를 통해 한약재의 생리학적인 특성도 탐구해 중풍, 알츠하이머 등 난치병 연구에 주력하고 싶어서였다.
신씨는 졸업 후 1년여 정도 생리학교실에서 연구를 계속하다 내년쯤 뇌신경 분야의 연구가 활발한 일본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어릴 적 꿈이었던 초등학교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생물학이나 기초의학 교수가 돼 교단에 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꿈을 키우고 노력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을 후배에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신조처럼 노력으로 이룬 대기만성이라 더욱 값진 졸업식이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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