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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고속전철의 "회생제동"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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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고속전철의 "회생제동" 아십니까

입력
2004.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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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시절 3년 동안 기차 통학을 하는 동안 매년 적어도 100번 이상 지각을 했다. 그만큼 그때 기차는 출발과 도착시간이 일정치 않았다. 열차 운행 회수도 많지 않아서 수업이 일찍 끝나면 기찻길 30㎞를 걸어서 집에 돌아가곤 했다. 그때의 증기 기관차는 언덕을 오를 때면 후진했다가 가속해서 올라가는 경우도 아주 많았다.이제 철도 역사가 100년이 됐다고 한다. 4월 1일이면 한국인의 '빨리빨리' 정신에 부합하는 고속전철이 개통된다. 그와 함께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주관하여 개발한 고속전철 기술도 시속 350㎞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기 때문에 고속전철이 항공편보다 장점이 많다.

고속전철은 시속 300㎞까지 운행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속도를 많이 내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것이 다시 어느 역에 정지하려면 상당 시간 전부터 속도를 낮춰야 한다. 그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이 마찰 브레이크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찰 브레이크를 쓰게 되면 에너지는 그대로 소모가 되고 또 브레이크가 마모되기 때문에 공해 문제도 생기고 보수 비용도 든다.

이 때문에 전기적으로 에너지를 회수해서 열차를 제동시키는 '회생제동'을 이용하게 된다. 이런 회생제동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부산 간 4, 5개 역에 정차한다고 가정했을 때 회생제동에서 얻는 에너지는 전체 소모 에너지의 20%에 육박한다. 그만큼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는 회생제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몇 년 전에 일본의 교수님과 함께 그 분이 근무하는 도쿄공업대학 연구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함께 전철을 타기로 했다. 전철을 탔을 때 그 교수님은 나를 맨 앞칸으로 이끌고 갔다. 손가락으로 운전실에 있는 한 계기의 눈금을 가리켰다. 유심히 보니 언덕에 올라갈 때는 왼쪽으로 지침이 있었는데 언덕을 내려갈 때는 다시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왼쪽으로 갈 때는 에너지가 공급되어 언덕을 올라가는 경우이고 눈금이 오른쪽을 가리킬 때에는 거꾸로 그 축적된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바뀌어서 회생과 저장이 되는 것이었다. 이른 바 회생제동이었다.

우리는 지금 모든 측면에서 오버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에 과도하게 쏟아부은 에너지를 회생하여 재사용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이제 고속전철 건설을 위해 쏟아 부은 재원도 효율적으로 회생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때다.

김 윤 호 중앙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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