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란 앞이빨로 마치 담배를 피우듯 당근을 갉아먹는 토끼 벅스 버니, 잠시도 쉬지 않고 수다를 떨어대는 검은 오리 대피, 빨간 나비 넥타이를 졸라맨 아기 돼지 포키, 덩치 큰 고양이를 가볍게 조롱하는 카나리아 트위티. 모두 TV로 익숙한 애니메이션의 귀여운 스타들이다.이들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모두 70세가 넘은 노인들이다. 대부분 1930년에 데뷔했으며 대표 스타 벅스 버니는 38년에 태어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낙하산 부대 마스코트, 해군 건설대원 등으로 활약해 공로상을 받았다.
70여년 동안 TV와 극장을 주름잡던 '루니 툰'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올드 스타들이 DVD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최근 선보인 '루니 툰 골든 콜렉션' '루니 툰 올스타 1, 2' '벅스 버니 대소동' '요절복통 대피와 포키' 등 5편의 애니메이션 DVD는 1930년부터 최근까지 활약한 유명 루니 툰 캐릭터가 등장하는 70여 편의 에피소드를 담아 놓았다.
루니툰 시리즈는 대사와 음악 위주의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달리 말이 별로 없고 행동 위주의 슬랩스틱 코미디여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점이 특징. 다만 다른 캐릭터를 골려주는 내용이 많아서 다소 폭력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고 친근감이 드는 캐릭터는 루니 툰 시리즈의 장점이다. 뿐만 아니라 '요절복통 대피와 포키' DVD에 수록된 에피소드 '덕 다저스 인 더 24 1/2세기'는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아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 시리즈를 재상영할 당시 본편에 앞서 상영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루니 툰 시리즈의 애호가로 유명하다.
이처럼 루니 툰 시리즈는 30대 이상의 세대에게는 과거 애니메이션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고 신세대에게4는 요즘 보기 힘든 올드 스타의 면면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반갑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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