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해온 이우승 특검보가 16일 돌연 사퇴를 표명하고 김진흥 특검이 그에 대한 해임을 요청함에 따라 향후 특검 수사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 특검보는 3개 사건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썬앤문그룹 사건을 맡고 있는데다, 파견검사의 수사거부 및 방해 등을 '사퇴의 변'으로 거론, 특검팀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특검 구성원간의 상이한 경력과 사건 특성 등으로 인해 특검팀의 내부 불협화음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수사를 지휘해온 이 특검보의 경우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로 수사경력이 없다는 점이 처음부터 약점으로 지적됐고, 파견검사 등 수사관들의 경우 '친정'인 검찰이 수사한 사안을 재조사해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이 특검보와 수사관들은 특검의 수사 범위와 구체적인 수사 방식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특검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김진흥 특검 역시 검찰 경력이 전혀 없는 군 법무관 출신으로, 수사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 특검보가 밝힌 '사퇴의 변'처럼 파견검사 등이 교묘하게 수사를 방해한 것이 사실이라면 특검 수사는 더 큰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이 특검보는 이날 "특검 출범 후 한달간 (제대로) 수사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수사 관련자들이 일부 계좌추적까지 거부했다"고 검찰 파견 검사와 수사관들의 비협조적 자세를 지적했다. 이는 특검팀이 내놓을 수사결과에 두고두고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김 특검은 이날 대통령에게 이 특검보의 해임을 건의하고 후임 인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특검 수사 1차 시한이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임자를 고르는 것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썬앤문 수사는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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