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블로그(blog)와 미니홈피가 개인 홈페이지로 대유행하면서 속칭 '블로그 폐인'들이 양산되고 있다. 자기 홈페이지에 너무나 집착한 나머지 한시라도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일컫는다.업계에 따르면 블로그 사용자 20명중 1명 꼴로 이런 '폐인'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 서비스인 C사 '미니 홈피'는 가입자가 480만명에 달한다. S사, N사 등 다른 포털까지 합치면 이들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12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5%면 6만명 이상이 폐인으로 전락할 위기에 빠진 셈이다.
이들의 블로그 중독은 일상 생활까지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각하다. 해외 유학생으로 미니 홈피 서비스를 애용하는 심모(23)씨는 "외출하기 전에 누군가 방명록에 글을 남기진 않았나 궁금해 멈칫한다"며 "조회수가 궁금하고 잠시라도 컴퓨터를 쓰게 되면 바로 홈페이지에 접속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민모(28)씨는 "개인 일기를 쓰려고 시작한 것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게 돼 계속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하다가 상사한테 들켜서 혼난 적도 있지만 끊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블로그 폐인들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하루종일 누굴 만났고 무엇을 했는지 기록, 자기 페이지에 올려 놓는다. 이 때문에 의도치 않는 사생활 침해 사건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인의 며느리와 방송국 아나운서, 재벌 회장의 딸의 민감한 사생활이 이들의 블로그 및 미니홈피를 방문한 폐인들을 통해 누출되기도 했다. 몇몇 아는 사람들에게만 공개되는 개인 홈피가 노출되는 것은 사용자들간의 블로그 즐1胄報1?(링크)가 서로 공유되어 있어 이론적으로 두세다리만 건너면 국내 대부분의 블로그 사용자들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사이버공간을 통해 현실세계에서 미처 충족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해소하려는 새로운 문화이기는 하나 사이버공간에 매몰돼 현실 생활까지 지장을 받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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