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 전략팀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굳어지고 있는 존 케리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을 겨냥한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왜곡 시비와 병역 의혹으로 빼앗긴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부시 재선팀의 공격 작전은 앞으로 몇 주일 동안 TV 광고를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시대, 견고한 지도력'을 갖춘 부시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케리 의원의 '방종과 위선'을 대비하는 것이 선거 광고의 기본전략.
부시의 정치 참모들은 민주당 경선이 치러지는 동안 재선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지만 그 시기는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의 공세에 무방비로 지내는 동안 케리 의원이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을 위협할 만큼 부쩍 커버렸다는 위기의식의 반영이다. 이제는 금고를 열어 케리의 상승세를 꺾어 놓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부시 진영의 수석 선거전략가 매튜 다우드는 "케리 의원의 상원 활동 기록은 온전히 검토된 적이 없다"며 "그것이 앞으로 9개월 동안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부시 재선팀은 이미 13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케리 의원이 특수 이익단체의 기부금을 다루는 데 있어서 방종했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앞으로 '방종' 시리즈를 통해 케리 의원을 말과 행동이 다른 워싱턴 기득권층의 일원으로 그려갈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이 15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미 개조자동차 경기연맹'(NASCAR)이 주최한 자동차 경주대회 '데이토나 500' 개막식에 참석한 것도 변화된 선거전략을 반영하고 있다.
'내스카 아빠(NASCAR Dads)'로 불리는 사회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부와 중서부의 백인층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공략하려는 주 유권자로 분류된다.
지난 20년 동안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여온 이들이 경제적 이유 등으로 민주당 쪽으로 고개를 돌릴 경우 부시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병풍 (兵風)에서 쉽게 빠져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백악관은 13일 밤 부시 대통령의 앨라배마주 방위군 파견 근무시절 기록을 전면 공개하면서 바람 차단에 나섰지만 그의 훈련 참가에 대한 의혹을 불식하지는 못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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