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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자아에 비친 삶의 진실 조용미 새 시집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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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자아에 비친 삶의 진실 조용미 새 시집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입력
2004.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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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42·사진)씨가 4년 만에 세번째 시집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문학과지성사 발행)을 출간했다. 그는 시적 대상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그 대상을 진지하게 탐색하는 과정을 언어로 형상화해 온 시인이다.시집에서 조씨의 시선은 안쪽으로 돌아섰다. "밖을 내다보는데도 자꾸만 안이 들여다보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안을 더 철저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편집자에게 보낸 시인의 편지다.

'안을 통해서 내다보이는 밖'이 선명하게 비쳐지는 작품 중 하나가 표제시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이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窓봉투처럼/ 명료한 삶이란/ 얇은 비닐봉지처럼 위태로운 것/ 명왕성처럼 고독한 것' 두꺼운 삼베 치마를 입은 자신을 들여다보다가 삶의 진실을 슬쩍 보았다. 자아의 내부에 몰입하자 비로소 건너편에 바깥이 보이고 인생이 보이는 것을 알게 됐다. '육체를 지닌 인간의 비애를 신은 알기나 할까/ 삶이 이다지도 生生(생생)한데/ 통증이 이리도 生生(생생)한데'('푸른 창문들'에서)

"삼천 개의 뼈를 움직여 시를 쓰겠다"고 밝혔듯, 그의 시는 온몸으로 자신의 안쪽에 몰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다. 그는 앞으로의 이정표가 될 만하다고 생각되는 시를 항상 시집의 맨 뒤에 놓는다고 했다. 그 시편인 '마량 간다'는 내면의 깊은 아래쪽까지 가라앉자, 두둥실 가뿐해져 떠날 수 있게 된 시인의 모습이다. '나는…몇백년이라도 꽃살문을 떠메고 떠나려는 커다란 나비경첩이 주는 무거움도 내려놓고 꽃살문 앞 떠난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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