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용 박스를 생산, 대기업 등에 납품하는 태림포장공업(주)은 최근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에 있는 주 공장을 비롯, 전국에 있는 5개의 공장 가동률을 20% 정도 줄였다. 골판지의 원재료인 원지의 톤당 구입 가격이 지난달 27만원에서 최근 32만원으로 20% 가까이 뛴 데다 물량마저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정상문 전무는 16일 "특단의 대책없이 원자재 대란이 계속되면 상반기중 대부분 골판지 업체들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울상을 지었다.중국발(發) 원자재대란이 철강은 물론이고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골판지나 천연고무, 콩, 옥수수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중소 기업들이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철근 제조의 중간 원료인 빌렛(Billet·철강 반제품)으로 철근을 제작하는 업체 대부분이 완제품보다 비싼 원자재값을 감당하지 못해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20% 미만으로 축소했다. 전기동(銅)과 알루미늄, 열연강판의 원자재인 슬래브 등의 가격도 최고 200% 가까이 폭등하면서 이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중소업체의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골판지의 경우 중국이 싹쓸이를 해 가면서 폐업하는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5월 국내 원지 2만4,000톤을 수입해갔으나 최근 들어 3배 가까이 늘어난 7만톤가량을 가져갔다. 이로인해 국내 원지 가격도 40%이상 치솟으면서 제주 한라제지, 대구 삼광제지 등 영세 골판지업체 5개 정도가 채산성 악화로 부도를 냈다.
중소업계는 원자재대란을 막기위해 비축물량 확대 할당관세 인하 금융지원 등을 촉구하고 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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