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의 데스크톱PC를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답답하다. 꼼짝없이 한자리에 주저앉아 전선을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은 죄수와 다름없어 보인다. 이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사용자의 몫. 뭐 하나를 하든 책상 앞에 착 들러붙어 있어야 한다. 좀 더 편하게 데스크톱PC를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데스크톱PC에는 '선 없는' 모바일의 자유가 불가능할까.'와이어리스' 주변기기를 쓴다
기특하게도 무선(와이어리스·Wireless) 주변기기가 있다. 라디오의 무선통신(RF) 기능과 리모콘의 적외선통신(IR) 기술을 응용해 키보드·마우스·조이스틱, 심지어는 모니터와 스피커의 선까지 떼어 놓을 수 있다. 여기에 무선인터넷만 더한다면 데스크톱PC에는 전원 선만 남는다.
키보드, 마우스 등 기본적인 입력장치부터 시작해보자. 지난해까지 10만원을 오르내리던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가 2만원까지 급락했다. 대만의 A4테크가 내놓은 '무선키보드+무선마우스' 패키지는 2만∼6만원선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와이어리스 데스크톱'과 대만의 유명 입력장치 업체 로지텍에서 만든 무선 프리랜서 패키지는 6만∼14만원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RF방식으로 PC와 연결, 선에 치이지 않고 10m이내의 범위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도 이제 그림의 떡이 아니다. 무선인터넷공유기를 초고속인터넷 모뎀에 연결하고 PC에 무선랜카드를 장착하는 것만으로 선에서 해방된다. 넷기어, 링크시스, SMC, 버팔로, 오리노코 등 브랜드 제품이 10만원대 중후반, 애니게이트, 유니콘, 리넷, 링크시스 보급형 제품이 10만원 내외다. PC에 장착하는 무선랜카드도 PC를 열지 않고 간단히 연결할 수 있는 외장형 USB 제품은 가격차가 크지만 웬만한 제품은 4만∼5만원이면 장만할 수 있%6다.
조이스틱, 프린터도 무선으로
무선인터넷 공유기 중에는 프린터포트를 갖춘 것이 있다. 공유기를 프린터 근처에 갖다 놓고 프린터와 연결하면 '무선프린터'가 탄생한다. 한국HP의 프린터복합기 PSC-2510은 아예 무선랜 기능을 내장했다. 출력할 문서나 팩스 내용을 PC에서 무선으로 보낼 수 있고, 스캔하려는 파일을 PC로 무선 전송 받을 수 있다.
'열혈' 게이머를 위한 무선 조이스틱·조이패드도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박스 등 게임 콘솔을 대형 TV에 연결하면 선 길이 때문에 멀찍이 물러나 앉지 못한다. 로지텍의 무선 조이패드와 '프리덤' 조이스틱을 사용하면 소파에 기대어 앉은 채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7만원대.
데스크톱PC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TV나 홈시어터로 즐긴다면 더 신날 것이다. 방안의 PC와 거실의 TV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셋톱 박스가 있다.
국내 벤처기업 아이큐브에서 개발한 동명의 장치는 TV의 비디오·오디오 단자와 연결해 주기만 하면 PC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무선으로 받아 중계해준다. 데스크톱PC에 저장된 동영상이나 MP3 음악도 무선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가격은 23만원 내외.
들고 다니는 '모바일' 데스크톱PC
모바일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작고 가벼워야 한다'는 것. 이 원리를 적용해서 어디나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모니터·본체·스피커 등이 합체 되어 있는 일체형 PC도 등장했다.
삼보컴퓨터의 '드림시스 AU518'은 액정모니터와 본체가 합쳐진 펜티엄4 PC로, 같은 방을 쓰는 가족이나 친구가 귀찮게 굴면 즉석에서 옆방으로 옮겨갈 수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무선으로 되어 있어 방바닥에 누워 웹서핑을 즐기는 '방콕족'에게 훌륭한 제품이다. 소니의 바이오 'W'시리즈 데스크톱은 아예 키보드까지 달라붙은 일체형으로 여행용 가방에 집어넣어 다닐 수도 있는 모바일 데%B스크톱이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