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두 달을 앞두고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는 격전 지역이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바람 몰이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수도권 뿐 아니라, 여권의 영남 공략과 민주·우리당 간의 사활을 건 경쟁에 따라 영·호남에서의 대결도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주목을 끄는 곳이 영남권이다. 우리당은 전략 지역으로 선정한 대구 수성 을에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를 내정한 것을 비롯, 권기홍(경산·청도) 전 노동부장관, 이영탁(영주) 전 국무조정실장, 이강철(대구 동갑 또는 동을) 전 상임중앙위원 등 유력 인사를 대거 내세웠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대구 수성 을에 주호영 변호사, 경산·청도는 조건호 변호사나 최경환 전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을 대항마로 선발, 방어에 나선다. 한나라당은 영주에도 기획공천을 통해 무시 못할 강자를 내세울 방침이다. 대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선택할 선거구도 전국적인 관심 지역으로 떠오를 게 확실하다.
부산에서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확정된 북·강서갑에 우리당이 이철 전 의원이나 노사모 출신 노혜경 시인을 대항마로 내세운다. 또 사상에서는 이회창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우리당 정윤재 지구당위원장이 대리전을 펼친다. 경남 남해·하동에선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을 역임한 4선의 박희태 의원과 참여정부의 '스타 장관' 김두관(우리당) 전 행자부장관의 빅매치가 이뤄진다.
서울·수도권에서는 우선 민주당 설훈 의원과 우리당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격돌하는 서울 도봉 을, 우리당 이해찬 의원과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맞붙는 관악 을이 시선을 모은다. 우리당 김영춘 의원과 한나라당 홍희곤 전 한국일보 기자의 대결이 벌어지는 광진 갑도 흥미롭다. 강동 갑에서는 우리당 이부영 의원과 김충환 전 강동구청장이 동지에서 적으로 변해 대결을 펼친다.
신설 지역구인 수원 영통에서의 우리당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와 한나라당 한현규 전 경기 정무부지사의 대결도 관심을 끈다. 우리당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하는 경기 의정부도 한나라당과의 대결이 주목된다.
호남에선 정읍의 우리당 김원기 고문 대 민주당 윤철상 의원의 두 번째 격돌이 볼만하다. 또 전주 완산에선 우리당 장영달 의원과 민주당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경합한다. 이밖에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의 신안·무안 옥중 출마 여부, 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서울 종로 출마 여부 등에 따라 두 지역도 전국적인 조명을 받게 될 여지가 많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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