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업체들의 해외 진출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엔씨소프트, 웹젠, NHN 등 게임주들이 해외발 순풍을 타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좋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에도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상용화가 성공하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엔씨소프트, 대만·일본·미국 등 호조 예상
15일 대우, 한투, 서울증권 등 증권사들은 일제히 엔씨소프트가 12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해외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대만에서 얼마 전 공개시범서비스를 실시한 '리니지2'의 동시접속자 수가 7만5,000명을 넘어섰고, 당장 4월부터 상용화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공개시범서비스를 앞두고 예약 가입자를 모집하자 이틀 만에 10만명이 가입했으며, 이에 따라 올해 대만과 일본에서 '리니지2'의 동시접속자 수가 각각 8만명과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LG투자증권의 이왕상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전망은 너무 보수적"이라면서 "최근 일본에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급속도로 보급돼 앞으로 일본에서도 대만과 비슷한 수준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미국에서도 '시티 오브 히어로'나 '길드워' 등을 상반기 내에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해외발 호재가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대신증권의 강록희 연구원도 "제2의 성장기가 도래했다"며 적정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너무 높은 주가는 부담이 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엔씨소프트의 적정 주가를 8만원대로 잡고 있으나, 엔씨소프트의 13일 종가는 8만1,700원에 이른다. 황승택 현대증권 연구원은 "매출 성장률은 양호하지만 주가가 부담스럽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했다.
웹젠, 실적보다 사업계획 발표 기대
지난 10일 온라인게임 '뮤'를 일본에서 상용화한 웹젠과 일본에서 게임포털로 인지도를 확보한 NHN도 해외로부터의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웹젠은 11일 실적 발표 일정을 17일로 연기하자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했으나 13일 다시 상승 반전해 전날보다 2,900원(1.19%) 오른 15만900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 발표 때 올해 초 나스닥 상장을 통해 모은 1,100억원의 자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밝힐 것으로 보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왕상 연구원은 NHN에 대해서도 "한게임의 해외 진출과 온라인게임 '아크로드'의 국내 출시 등이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르의 전설'과 관련해 관계사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저작권 분쟁을 겪고 있는 액토즈소프트나 아직 뚜렷한 성장 엔진을 찾지 못한 한빛소프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엔씨소프트나 웹젠과는 다르다"며 투자자의 주의를 요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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