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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재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대행 추대/"태권도 한국" 입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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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재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대행 추대/"태권도 한국" 입지 재확인

입력
200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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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재 이탈리아태권도협회장(66)이 김운용 총재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세계태권도연맹(WTF)의 총재 권한대행으로 선출된 것은 우선 WTF의 '포스트 김운용 시대' 첫 수장자리를 한국인이 지키게 됐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그러나 한편으론 이번 선거에서 김운용 전총재의 영향력이 발휘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당초 이번 선거는 김 전총재가 사퇴와 함께 개인적으로 수석부총재로 지목한 윌리엄 히블 부총재(미국)와 박 권한대행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다. 그러나 WTF의 발전을 위해 국내외 태권도인이 투표 없이 박선재 권한대행을 추대했다는 후문이다. 이탈리아에서 40여년간 태권도를 보급한 박 권한대행의 국적은 공식적으로 이탈리아여서 대외적으로 명분도 얻었다.

이날 WTF집행위원회는 이에 앞서 김운용 전총재의 사퇴 승인 여부를 놓고 투표를 실시, 28명 중 찬성 18, 반대 4,기타 6표로 통과시켰다. 또 신임총재를 뽑을 6월의 임시총회도 순천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때로 결정, 향후 신임총재 선출에서 종주국 한국의 입지를 강화했다. WTF는 이와 함께 김운용 전총재를 명예총재로 추대했다.

한편 박선재 권한대행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시기에 큰 일을 맡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변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경기고(중퇴)와 연세대를 거쳐 1958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이탈리아 태권도의 대부'로 불린다. 또 유럽태권도연맹 창설을 주도했고, 2001년부터 세계연맹 부총재를 맡아왔다.

그는 "당장 집행위원들과 만나 WTF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논의하겠다. 일부에서 말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림픽에서 불공정한 심판 판정이 매번 문제가 돼 반한(反韓)감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번만은 규정대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끔 제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콕=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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