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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사시… 조기발견하면 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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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사시… 조기발견하면 완치

입력
200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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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31)씨는 취학을 앞둔 딸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딸아이의 한쪽 눈 시력은 1.0으로 정상인데 다른쪽 눈은 0.05로 무려 20배나 차이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두 살 때 사시(斜視·사팔뜨기) 판정을 받았지만 '사시는 그냥 두면 저절로 좋아진다'는 주위의 말만 믿고 수술 시기를 놓쳐버린 것이다. 김씨처럼 사시가 의심되는데도 방치했다가 뒤늦게 속앓이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조윤애 교수는 "사시는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어린이의 4%에서 발생

사시는 한쪽 눈동자는 보고자 하는 물체를 향하지만 다른 한쪽은 다른 곳을 보고 있어서 시선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의 4% 가량이 사시로 추정된다.

사시는 한쪽 눈의 검은 동자가 안쪽으로 몰린 내(內)사시, 바깥쪽으로 몰린 외(外)사시, 위쪽으로 올라간 상(上)사시, 아래로 내려간 하(下)사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눈을 담당하는 뇌신경이 다쳐 생기는 마비성 사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시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가족력인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나 친척 가운데 사시가 있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어떻게 알아내나

아기는 생후 4∼6개월이 되면 물체를 쳐다볼 때 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면서 입체감이나 원근감을 느낀다. 따라서 6개월이 지나도 두 눈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어린이 사시는 집에서 부모가 간단히 알아낼 수 있다. 어린 아기일수록 눈이 크고 검은 눈동자와 흰자위의 구분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아기 정면에서 눈을 맞춘 뒤 아이 눈동자의 위치를 확인한다.

아기의 양쪽 눈이 가운데로 대칭인지, 한쪽 눈의 코 쪽 흰자위가 반대쪽 눈의 흰자위보다 적게 또는 많이 보이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 된다.

아이가 엄마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거나, 자꾸 TV 앞에 바짝 다가가려고 하거나, 눈을 자주 비비고 깜박거리거나, 고개를 자주 기울여 보거나, 안구가 떨리고 시선고정이 안되거나, 실외에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다면 사시를 의심해 봐야 한다. 조 교수는 "생후 6개월 이후면 사시 진단이 가능하며 일단 사시가 의심스러우면 아무리 어리더라도 정기적으로 안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기 발견이 최선

사시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눈이 비뚤어진 채로 오래 놔두면 시력 발달이 안돼 시신경에 이상이 와서 '약시'로 악화될 수 있다. 만약 사시를 오래 방치해 근시나 난시, 약시 등을 동반한 경우에는 이를 먼저 치료하고 시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 뒤 수술을 한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종복 교수는 "2세 이전에 수술을 하면 80% 이상이 한 번의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시라고 해도 연령이나 종류, 원인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우선 굴절마비 검사를 통해 근시, 난시, 원시가 있는지 알아보고 이상이 있으면 그에 맞는 치료를 한다. 사시로 인해 약시가 됐다면 한 쪽 눈에 안대를 착용하는 차안법(눈가림법)을 많이 사용한다. 정상적인 눈에 안대를 하면 약시가 있는 눈이 스스로 물체를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점차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부천한길안과 박재형 원장은 "사시를 고치려고 침을 맞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아직까지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침으로 교정하려다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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