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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주 교수의 헬스케어/일주일에 생선 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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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주 교수의 헬스케어/일주일에 생선 두마리

입력
200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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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으로 입대하는 제자들과 오랜만에 횟집에 들렀다. 훈련 중에는 아무래도 생선회를 먹기 힘들 것이라는 배려에서다. 횟집 주인은 반색하며 "최근 손님이 많이 늘었는데 이는 다 오 선생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 집 벽에는 2년 전 필자가 생선이 심장에 좋다고 쓴 신문 기사가 크게 붙어 있다. 그래서 주인은 필자가 갈 때 마다 손 크게 회를 듬뿍 준다.최근 광우병 열풍과 조류독감 때문에 생선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쇠고기, 닭고기를 굽거나 쪄먹으면 괜찮다고 홍보해도 사람들은 잘 믿지 않는다. 몸에 좋다는 음식과 보약, 건강보조식품 등에 우리는 너무 민감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 횟집에서마저 손님들이 "생선에 수은이 들어있다는데 먹어도 되냐?"고 자꾸 묻는다고 한다. 2003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사람 발톱 속의 수은 농도를 측정, "수은 농도가 높으면 심근경색 발병이 2.2배가 높으며 이는 생선 속의 수은 성분과 관련 있다"고 발표됐다. 같은 시기에 하버드대학에선 연관성이 크게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생선의 안정성 문제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워싱턴대학은 심장병 없는 9,000명을 9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1주일에 3회 이상 참치 등의 생선을 굽거나 삶아 먹은 사람은 한 달에 한번 먹은 사람보다 심장병이 49%나 낮게 발병했다. 그러나 같은 양의 생선도 생선튀김이나 생선버거로 섭취한 사람은 아무 효과도 없어 튀긴 음식은 좋지 않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확인됐다.

등 푸른 생선과 심장혈관과의 관계는 에스키모인에게서 제기됐다. 에스키모인들은 전세계에서 심장병 발병률이 가장 낮다. 야채, 과일을 구하기 어려운 그들은 생선과 물개 등을 주로 먹어 지방 섭취량이 높지만 생선의 지방은 대부분 불포화 지방이어서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생선을 튀겨먹을 식용유도 없어 심장병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생선의 지방은 아스피린처럼 피를 엉기지 않게 하기 때문에 심장 돌연사를 막아주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또 다른 심장 보호작용이 밝혀졌는데 생선 지방이 심장 부정맥을 일으키지 않아 돌연사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심근경색 환자의 재발도 줄여주며, 동맥경화의 진행도 억제한다. 당뇨병환자와 흡연자들의 손상된 혈관을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며 신경안정효과도 있어 우울증도 줄여준다.

또 생선 지방에는 비타민E 보다 1,000배가 효과가 있다는 셀레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는 생선의 수은 함유량을 조사한 수치는 없지만, 미국의 경우 연어, 굴, 새우, 참치, 가리비, 참게 등에는 수은이 전혀 없거나 극소량만 추출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우리가 잘 먹지 못하는 황새치, 상어, 왕고등어 등에서는 수은이 높게 검출됐다.

일주일에 손바닥만한 생선 두 마리만 먹으면 충분히 심장을 보호할 수 있다. 몸에 좋다고 해서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건강 유지의 지름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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